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 이후 반등을 모색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실적 개선에 기반한 'W자 반등' 가능성이 제기됐다. HLB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 심사와 한화오션의 미국 군함 건조 수주 등 개별 종목 이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 시작 전 네이버페이증권 검색 상위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LB,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기다.
전 거래일인 30일 애프터마켓 종료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96% 내린 22만500원, SK하이닉스는 8.85% 하락한 13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비 부담과 수익성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30일 미국 증시에서도 엔비디아(-4.2%), AMD(-10.9%), 마이크론(-5.3%), 샌디스크(-13.5%) 등이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2% 하락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하락이 실적 전망 악화보다 AI 투자 수익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따른 과도한 조정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의 설비투자 증가 속도가 영업현금흐름 개선을 웃돌면서 자금조달 부담은 커졌지만, 클라우드 매출과 AI 서비스 수요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바탕으로 'W자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KB증권은 현재 주가가 두 번째 바닥을 형성하는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2027년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은 각각 전년 대비 40%, 32% 상승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도 12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삼성전자 3.0배, SK하이닉스 2.5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경쟁력 회복이 핵심이다. KB증권은 2027년 매출액 1007조원, 영업이익 640조원을 전망하고 목표주가 60만원을 제시했다. HBM 글로벌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1%에서 3분기 40%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1월 발표될 차기 주주환원 정책도 기업가치 재평가 변수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장기공급계약 확대가 실적 가시성을 높일 전망이다. KB증권은 2027년 매출액 584조원, 영업이익 470조원을 추정하고 목표주가 350만원을 제시했다. 2027~2028년 메모리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5년 장기공급계약에 배정하고, 2029년까지 D램과 HBM 생산 예정 물량이 사실상 완판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번 주 미국 중간선거와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고용지표, 애플·팔란티어·AMD 실적 등이 변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AI주 급락이 실적과 이익 전망 변화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어 저가 매수세 유입 여지가 있지만 주요 이벤트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LB는 전날 애프터마켓 종료 기준 5.04% 오른 4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FDA 허가를 재신청한 가운데 이달 심사 분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FDA가 Class 1으로 분류하면 재신청일로부터 2개월, Class 2는 6개월이 심사 목표 기간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9일 전후 심사 분류 결과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5.47% 내린 5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약세였지만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4조4494억원, 영업이익은 90.6% 늘어난 2612억원을 기록했다. 에너빌리티 부문 영업이익도 179% 증가한 1211억원으로 개선됐다. 다만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들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11만2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낮췄다.
삼성전기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9.82% 내린 11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AI 서버용 부품 성장 기대에도 글로벌 기술주 조정 여파로 급락했다. 다만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공급 부족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과 베트남 생산법인에 총 6조7800억원 규모 패키지기판 증설을 추진 중이다. KB증권은 삼성전기를 전기전자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목표주가 300만원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4.79% 내린 27만8500원으로 약세였다. 3분기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될 10월 글로벌 판매 실적에서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전기차 수요 둔화, 인센티브 부담 등이 확인될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사업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중장기 기업가치 평가 변수다.
NAVER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2.34% 내린 17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경계감이 인터넷·플랫폼 업종으로 확산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검색·광고와 커머스 사업을 기반으로 AI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의 현금흐름 악화 우려가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2.57% 내린 4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한화그룹이 미국 해군의 중형상륙함(LSM) 건조 계약을 처음으로 확보하면서 이날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화디펜스USA는 30일 미국 토트서비스(TOTE)와 2억6900만달러 규모 LSM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2027년 4분기부터 건조해 2030년 인도할 예정이며 추가 3척 옵션도 포함됐다. 한국계 조선소가 미국 해군 함정 신조 계약을 확보한 첫 사례다. 다만 필리조선소의 3분기 영업손실이 936억원에 달하는 만큼 단기 실적 기여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삼성SDI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0.56% 내린 5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영업이익은 407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다만 북미 완성차 고객 관련 보상금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만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실제 수익성 개선 속도가 관건이다. 삼성SDI는 올해 10월까지 미국 전력용 시장을 중심으로 6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ESS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다. 미국 생산라인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시설로 전환해 ESS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랩은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20.98% 오른 12만1100원으로 급등했다.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을 겨냥한 해킹 사고가 이어지면서 사이버 보안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클라우드와 AI 도입 확대로 사이버 공격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통합 위협 탐지·대응(XDR), 보안관제 서비스 수요 확대 기대가 부각되고 있다. 안랩은 28일 3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한 가운데 보안 투자 확대가 실제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