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민의식'·’거친 언어' 직격…강사 선정 경위·검증설명 책임도 제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 초청 강연에 대한 취소 요구를 '후졌다'고 표현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강조한 교육감이 정작 반대 의견은 낡고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했다는 것이다.
교총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시민들의 우려가 아니라 이를 존중하지 않는 교육감의 인식"이라고 맞받았다.
강연 취소를 두고 벌어진 공방이 교육감의 언행과 강사선정 책임으로 번졌다.

3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안 교육감의 '후졌습니다' 표현을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규정했다. 교총은 "교육청이 주관하는 강연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을 '시대에 뒤떨어진 요구'로 폄하한 것은 시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무시한 처사"라며 즉각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이 겨눈 것은 교육감 글 안의 두 문장이다. 안 교육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역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이 필요합니다"라고 썼다. 같은 글에서 그는 "특정 이념에 갇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강연 취소를 요구한 목소리는 한마디로 '후졌습니다'"라며 취소 요구를 '낡은 요구', '시대에 뒤떨어진 요구'라고 불렀다.
교총은 이 간극을 파고들었다. 교총은 "자신의 가치만 옳다고 여기고 다른 의견은 낡고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매우 부적절한 선민의식이며,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책임의 소재도 교육감에게 돌렸다. 교총은 "학생도 참여하는 교육청 공식강연에 역사왜곡 논란이 있는 강사를 초청해 논란을 자초한 책임은 교육감에게 있다"며 "강사 선정의 이유와 검증 과정을 설명하고 시민을 설득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을 '후졌다'고 매도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태도"라고 비판했다.
교실의 목소리도 거론했다. 교총은 "교사들 사이에서도 해당 강사의 역사 인식과 초청의 적절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었으며,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하는 목소리마저 극우로 매도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역사교육의 정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교사들의 우려를 특정 진영의 반발로 치부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안 교육감은 앞선 글에서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고 적은 바 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육감은 특정 진영의 정치인이 아니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할 교육행정의 책임자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을 가르치려 들거나 정당한 우려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교원과 학부모를 비롯한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제기된 문제에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고 했다.
교총의 요구는 단계가 올라갔다. 교총은 강연 전 대한민국교원조합과 함께 강연자의 역사적 정확성과 교육적 적합성, 정치적 중립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강연 취소 또는 재검토를 요구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과녁이 교육감의 발언과 강사 선정 책임으로 옮겨갔다.

반대편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경기도초등역사교육연구회와 경기도중등역사교육연구회는 정치권이 역사교육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고 교사의 전문성과 수업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도교육청은 이번 강연이 특정 역사관을 주입하려는 자리가 아니라 역사교육의 방향을 살펴보는 자리였다는 입장이다. 다만 학부모단체와 교총이 거듭 요구한 강사 추천 경로와 선정 기준, 검증 절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교총의 사과 요구에 대한 안 교육감과 도교육청의 공식 답변은 이날 오후까지 나오지 않았다.
강 회장은 "안민석 교육감은 정치인 시절 보여줬던 거친 언어와 태도에서 벗어나 경기교육의 수장으로서 본분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시민의 정당한 우려와 비판을 폄하한 발언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해명하고, 이로 인해 상처받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