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AI 에이전트에 사번을 부여하고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조직으로 업무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AI 활용의 폭을 넓히는 것을 넘어 투입 비용 대비 성과를 높이는 글로벌 ‘AX 시프트’ 흐름과 맞닿아 있다.
SKT는 토큰을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쓰고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AX 시프트의 핵심이라고 29일 밝혔다. 생성형 AI 사용이 늘어나면서 기업이 성과 참고 지표 중 하나로 ‘토큰 가성비’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AI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깊이 적용할수록 연쇄 추론에 따른 입·출력 토큰 소모량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삼성 AI 포럼 2026'에서 AI 발전의 축이 '규모의 확장(Scaling)'에서 '효율성(Efficiency)'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 사례가 갤럭시 AI에 적용해 온 '하이브리드 AI'다. 빠른 응답과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기능은 기기 안에서,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작업만 클라우드에서 처리한다.
AI가 만든 실제 성과와 비용을 직접 연결하는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 AI 문서 플랫폼 ‘민틀리파이(Mintlify)’는 토큰 사용량이 아닌 실제 결과물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구조로 바꿨다. 인도의 음성 AI 세일즈 기업 ‘스쿼드스택(SquadStack)’은 응대 건수가 아니라 실제 발생한 매출에 요금을 연동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글로벌 고객 서비스 플랫폼 '핀'은 AI 상담 에이전트의 요금을 실제로 해결한 고객 문의 건당 0.99달러로 책정했다. '젠데스크(Zendesk)' 역시 AI 에이전트가 상담원 개입 없이 문의를 해결한 경우에만 요금을 매기는 성과 기반 요금제를 도입했다.
SKT도 AI 도입에 맞춰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9월 정재헌 SKT 최고경영자(CEO)는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를 주제로 열린 서울대학교 특강에서 AI 전환 과정을 경제학 이론에 접목한 ‘AX의 J커브(J-Curve)’를 제시했다. AI 도입 초기에는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으나 이 구간을 넘어서면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정 CEO는 조직·업무 재설계, 구성원 재교육 등에 시차가 생기는 이 구간에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생산성 상승 곡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선 사례들은 질문의 축이 ‘AI를 얼마나 쓰고 있는가’에서 ‘AI로 어떤 가치를 만들었는가’로 옮겨가는 ‘AX 시프트’를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J커브 초기 구간에서 토큰 효율 관리 체계를 갖추고 토큰 소모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하는 기업이 AI 시대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고 있다.
SKT도 같은 흐름에 있다. 현장 업무 효율 개선을 넘어 AI를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닌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새로운 업무 주체로 정의한 것이 핵심이다. AI 에이전트는 사번과 소속·직무·권한을 부여받고, 구성원은 AI와 함께 기획·개발·디자인을 넘나드는 멀티 롤(Multi-Role)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SKT는 사내 AI 개발 플랫폼 통합과 보안 체계 고도화로 AX 확산 기반을 강화하고, 이를 조직 생산성 향상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