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 기대
세계 방산업계 대형화 가속
KAI 지배구조 개편 논의 주목

한화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결합이 국내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전투기부터 자주포, 군함까지 육·해·공 무기체계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해 연구개발(R&D)과 생산, 수출 전반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KAI 결합의 핵심 기대효과는 기술 통합과 비용 절감이다.
KAI의 항공기 설계 기술에 한화의 항공엔진·레이더·무장 기술을 결합하면 차세대 전투기와 무인기 등 대형 개발사업에서 투자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 부품 공동조달과 생산시설 활용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도 가능하다.
수출시장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폴란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 FA-50 등을 잇달아 도입한 대표 사례다. 당시 국내 기업들이 개별 계약을 체결했지만, 한화와 KAI가 결합하면 항공기와 지상무기를 연계한 수출 제안부터 현지 생산, 정비·수리·분해조립(MRO), 후속 군수지원까지 통합 대응할 여지가 생긴다.
이 같은 대형화는 세계 방산업계에서도 나타난 흐름이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유럽 에어버스 등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국내에서도 경영 효율성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로템이 현대위아의 특수사업부를 3584억원에 인수한 것 역시 수직계열화를 통한 교통정리는 물론 몸집 키우기에 사선 사례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글로벌 방산기업들은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와 대형화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해 왔다"며 "기업 인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시간으로, 기술과 인력, 생산시설 등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가 2015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확보한 방산 역량은 현재 K9 자주포 등 주요 수출사업의 성장 기반이 됐다.

KAI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KAI는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가 연간 목표의 6%에 그치고 재고자산과 차입금이 증가하는 등 재무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KF-21 후속 개발사업 확보도 시급한 가운데 한화의 자본력과 해외 영업망을 활용하면 투자와 수출 확대에 힘을 받을 수 있다.
경영 연속성 확보도 기대효과다. KAI는 정권 교체 때마다 인사 논란을 겪었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8개월간 사장 공백이 이어졌다. 민간 대주주 중심의 책임경영체제가 정착하면 장기 투자와 사업전략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KAI 주요 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과 정부의 판단이다. 전략산업인 항공우주의 특성상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대형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장기화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연구소장은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세계적인 플레이어가 되려면 통합 측면에서는 민영화가 주요한 수단과 방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