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에 “자녀는 남편에게 보라고 해”…法 “직장 내 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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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부하 직원에게 자녀를 남편에게 맡기라고 말하며 연가 사용에 부담을 준 구청 간부에 대한 감봉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 강북구청에서 과장으로 근무했던 A 씨가 강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업무보고를 하던 부하 직원에게 “나한테 설명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했다. 또 팀장에게 “늦게 왔네? 몇 시에 왔어?”라고 묻거나 연가를 사용하는 직원에게는 “(자녀는) 남편에게 보라고 해”라고 발언했다.

인사위원회는 이 발언들이 직장 내 괴롭힘이자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감봉 2개월을 의결했다. 이후 소청심사위원회는 A 씨가 오랜 재직기간 동안 별다른 징계 없이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해 감봉 1개월로 감경했다.

A 씨는 해당 발언들이 부서장으로서 직원의 업무지시 불이행과 업무 관리 소홀을 시정·개선하도록 요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직무상 권한이나 재량권 범위 내 행위라고 주장했다. 발언 내용도 일상적인 대화 수준에 불과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사 과정에서 휴가 사용을 강요받는 등 방어권도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발언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직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나한테 설명하려고 하지 마’라는 발언에 대해 “업무지시가 아니라 소속 직원의 발언 태도를 질책하며 보고나 설명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발언 상대방에게 부당한 압박감이 발생해 업무환경이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근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A 씨가 팀장 보직을 교체할 실질적 권한을 가진 점 등을 들어 부당한 압박에 해당한다고 봤다. 자녀 돌봄과 관련한 발언은 “정당한 연가 사용을 저지하거나 곤란하게 한 발언이자 업무가 아닌 개인 생활에 대한 지시”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일회성 발언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A 씨가 징계사유를 통지받고 서면과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해 의견을 밝힌 점 등을 근거로 방어권 침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봉 1개월 역시 징계기준에 부합한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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