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경계 허문 방산戰…K방산,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 [방산, 기술과 자본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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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방산기업 M&A로 대형화 가속
패키지 수출·첨단기술 확보 경쟁 치열
한화·KAI 결합 시 종합 방산 역량 강화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육·해·공의 경계를 허물고 몸집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위성·드론·레이더·정밀무기를 연결하는 다영역 작전이 확산하면서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종합 방산기업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K방산도 현재의 수출 호황을 이어가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록히드마틴과 유럽 에어버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무인체계와 사이버·우주 등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기업결합이 활발하다. 자체 연구개발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기업 인수를 통해 기술과 인력, 생산시설, 해외 영업망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출시장에서도 대형화의 효과가 기대된다. 유럽 재무장과 중동·아시아의 전력 증강으로 방산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발주국들은 전투기·전차·자주포 등 여러 무기체계와 현지 생산, 정비까지 묶은 방산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종합 방산기업은 개별 무기 판매를 넘어 대규모 패키지 수출에 유리한 구조를 갖출 수 있다.

국내에서도 기업 인수를 통한 성장 사례가 있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하며 지상무기와 항공엔진, 방산전자 사업의 기반을 확보했다. 이후 K9 자주포를 비롯한 주력 무기의 해외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89%까지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것도 주목받는 이유다. KAI가 KF-21 전투기의 기체를 개발하고 한화가 엔진과 레이더를 공급하는 만큼 양사가 결합하면 개발·생산 과정의 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차세대 전투기와 무인기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비를 분담하고 부품 공동조달과 설비 활용으로 비용을 줄일 여지가 있다. 한화의 지상무기·함정과 KAI의 항공기를 연계한 패키지 수출도 기대된다.

KAI에도 장기 투자와 경영 안정성 확보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KAI 민영화는 과거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했던 오랜 과제다. 국책은행이 최대주주인 현 구조에서 민간 중심의 책임경영을 통해 투자와 사업의 연속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KAI는 2006년 경영난으로 산업은행의 채권 1200억원을 출자전환하면서 국책은행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이후 정책금융공사를 거쳐 2017년 수출입은행으로 지분이 넘어갔다. 수출입은행은 최대주주(26.41%)에 오른 이후 9년 넘게 동일한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세계 10위권 또는 12위권에 드는 방산기업 없이 어떻게 방산 4강·5강이 되겠느냐"며 "기업의 대형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정부의 방산 강국 육성 정책과도 맞물려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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