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견조한 경제 성장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으로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고금리가 신용시장과 기업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긴축 속도는 조절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달 25bp(1bp=0.01%포인트) 인상 이후 경제지표와 기존 긴축의 파급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결정이다. 전체 위원 12명 가운데 2명은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활동의 확장 속도에 대한 평가를 기존 '견조한(solid)' 수준에서 '강한(strong)' 수준으로 상향했다. 생산성 개선과 자본투자 확대, 안정적인 고용여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서는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2027년부터 연간 8차례의 FOMC 회의 가운데 1차례를 금리 결정과 정책 성명 발표 없이 장기 통화정책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에는 이러한 회의를 2차례로 확대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이를 매 회의에서 금리를 조정하기보다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긴축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경제지표 확인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은 긴축 기조 자체에는 변화가 없지만, 공격적인 금리 인상보다는 기존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긴축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금리가 AI 투자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미치는 영향이 향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높은 자본조달 비용으로 AI 관련 투자 대상과 자금 공급에 대한 선별이 강화되면서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변화는 무분별한 투자 확대를 억제하고 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신용여건이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 AI 관련 설비투자와 기업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견조한 소비와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재화와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될 경우 추가 긴축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키움증권은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고금리의 누적 효과가 신용시장과 기업 자금조달 여건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연속적이고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책 유연성 확대를 일부 안도 요인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유지됐음에도 공격적인 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단기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달러화의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반면 장기 국채금리는 견조한 성장과 인플레이션 위험, 재정 부담에 따른 기간프리미엄 상승 압력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향후 달러화는 뚜렷한 방향성을 형성하기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견조한 성장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달러화의 하단을 지지하겠지만,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과 미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을 고려하면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면서도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과 신용여건의 변화까지 감안할 때 연속적이고 공격적인 긴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