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대출·세금 부담 따져야…실거주 가능한 주택 강조
은퇴 전 부채 상환·연금 설계부터 사전 증여·상속 준비까지

국내 주요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제시한 2027년 투자 전략의 공통분모는 ‘분산과 위험 관리’였다. AI와 반도체 등 성장산업의 투자 기회는 유지하되 특정 자산에 대한 쏠림을 경계하고, 부동산과 은퇴자산, 상속·증여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투데이는 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부자들의 다음 수: 2027 무엇을 사고 팔고 지킬까’를 주제로 ‘와이즈포럼 PB쇼’를 개최했다. 국내 5대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참석해 주식·채권, 글로벌·대체투자, 부동산, 은퇴·연금, 상속·절세 등 분야별 자산관리 전략을 공유했다.
먼저 김동민 NH농협은행 WM사업부 팀장은 내년 증시가 기업 실적과 경기 흐름을 바탕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투자 편식’을 경계했다. 주식과 채권, 금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정기적으로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강조했다.
한수연 우리은행 TWO CHAIRS W 판교 PB지점장은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기업의 실적과 현금흐름을 확인하는 선별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빅테크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배전·냉각 설비로 수혜가 확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6%에 접근하면 주식 매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권은 만기 3~5년의 우량 회사채, 금은 자산의 약 5%를 장기적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부동산에서는 자산 확대보다 선별과 재편이 강조됐다.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와 세 부담, 금리 상승 등이 내년 주택가격 상승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는 세금과 보유비용을 고려해 매각이나 주택 규모 축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입지와 가격 상승 가능성뿐 아니라 실제 거주할 수 있고 대출이자와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인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환 신한은행 프리미어사업부 팀장은 은퇴 이후에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원금 손실을 방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통화·투자 시점을 나누는 ‘3대 분산’ 전략을 제시하고,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층 연금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세액공제와 과세이연 혜택을 활용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상속·절세 분야를 강연한 강두현 하나은행 Club1 PB 센터지점 PB팀장은 자산을 다음 세대로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상속과 증여의 과세 구조를 비교해 이전 시기를 설계하고, 가족 간 금전거래에서는 차용증과 실제 상환내역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생전 재산관리와 사후 자산승계 방안도 소개했다.

이어진 ‘PB토크(Talk)’ 패널토의에서는 2027년 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자산 쏠림 방지와 달러 자산 확대가 제시됐다. 김동민 팀장은 “반도체‘만’ 하지 말고 반도체‘도’ 하시라”며 특정 업종에 편중된 투자를 경계했다. 김두환 팀장도 “주식이나 채권보다는 원화 자산을 줄였으면 좋겠다”며 달러 자산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전략도 논의됐다. 강남 아파트와 금융자산을 보유한 50대 은퇴 준비자에게는 소득이 있는 기간에 대출을 상환하고 은퇴 이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30대 직장인에게는 꾸준한 저축과 분산투자, IRP·ISA 등 절세 계좌 활용이 제안됐다.
자산을 오래 지킨 부자들의 공통점으로는 위험 관리와 평정심이 꼽혔다. 한수연 지점장은 “오래가는 부자는 시장을 매번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한 번의 판단이 틀려도 전체 자산이 크게 다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