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준 없는 방류수 성분…추미애, 삼성·SK에 '자체 기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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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행정지도 공문 발송…이천 하천 염소이온, FAO 권고치의 2배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세 번째 행정지도를 보냈다. 7월과 8월 두 차례 공정수 재이용을 늘리고 방류량을 줄이라고 권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방류수에 섞인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의 농도를 낮출 자체 관리기준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두 물질은 국내 하천 수질기준이 없고, 해당 사업장의 허가배출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항목이다. 정부 기준이 나오기 전까지 생기는 공백을 기업 스스로 관리하라는 주문이다.

▲경기도청 (경기도)

2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이날 두 기업에 행정지도 공문을 발송했다. 정부의 허가배출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염소화합물과 황 및 그 화합물에 대한 자체 관리기준을 정하고, 염소이온과 황산이온 농도를 낮출 구체적인 저감대책을 세우라는 내용이다. 추 지사는 27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현안회의에서 방류수가 주변 하천과 농업용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인 수질 관리를 주문했다.

행정지도의 대상은 회차마다 넓어졌다. 추 지사는 7월 16일 첫 행정지도에서 용인 반도체 공정수 활용 비율을 계획보다 높이고, 대만 TSMC처럼 공정수 재사용 횟수를 6회로 늘려 폐수 방류량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8월 10일 두 번째 행정지도에서는 공정수 방류량을 최소화하고 이행 상황을 주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물의 양을 다뤘던 앞선 두 차례와 달리, 세 번째는 방류수의 성분을 겨냥했다.

수질 관리를 요구한 근거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다. 연구원은 8월 26일과 9월 2·3일 세 차례 이천 SK하이닉스 방류수가 흘러드는 죽당천을 조사했다. 방류구에서 하류로 0.4㎞ 떨어진 지점의 평균 농도는 염소이온 731mg/L, 황산이온 1561mg/L였다. 1.9㎞ 지점은 각각 639mg/L와 1338mg/L, 7.4㎞ 지점은 513mg/L와 1060mg/L로 하류로 갈수록 낮아졌다.

세 지점 모두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관개용수 평가에 제시한 수준을 웃돌았다. FAO는 염소이온 지표 기준을 355mg/L, 황산이온 통상 범위를 0~960mg/L로 제시한다. 0.4㎞ 지점의 염소이온은 이 기준의 약 2.1배다. 방류수 영향을 받지 않는 인근 복하천은 염소이온 71mg/L, 황산이온 32mg/L였다.

국내 먹는물 수질기준은 염소이온 250mg/L, 황산이온 200mg/L다. 그러나 하천과 농업용 저수지에는 두 물질의 기준이 없다.

조사 결과를 법정기준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 BOD 등 국내 하천 수질기준이 있는 9개 항목은 모두 기준을 충족했다. FAO 지침도 국내 법적 기준이 아니다. 도는 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세 차례 조사만으로 농업용수 부적합이나 농작물 피해를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이천 SK하이닉스 방류 하천을 대상으로 했고, 삼성전자 사업장 방류수의 측정 결과는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도가 이천 하천을 들여다본 목적은 용인이다. 용인 SK하이닉스 사업장의 방류수는 한천을 거쳐 안성 고삼저수지로 흘러갈 예정이다. 고삼저수지는 농업용 저수지다. 한천은 BOD 기준 Ⅰ등급, 고삼저수지는 TOC 기준 Ⅲ~Ⅳ등급으로 현재는 농업용수로 쓰기에 적합한 수준이다.

문희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 직무대리는 "이천 SK하이닉스와 동일한 수준의 염소·황산이온이 내년 2월부터 고삼저수지로 유입된다면 이에 대비한 연구와 실효적인 방류수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도는 8월 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공문을 보내 용인 SK하이닉스 사업장의 염소화합물과 황 및 그 화합물에 대한 허가배출기준을 새로 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기존 오염물질 허가기준을 환경영향평가 수준으로 강화하고, 방류수 합동점검에 도를 참여시키며, 수질 원격감시체계(TMS) 자료 열람권을 달라는 요청도 함께 담았다. 이번 공문이 '정부 기준 마련 전까지'를 전제로 한 이유다.

방류수를 받는 안성시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2021년 SK와 맺은 상생협약을 보완하는 추가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류수 처리 방식(바이패스 포함)과 수질 검사 항목 확대, 측정 체계 강화, 피해 보상 기준 마련 등이 협상 의제다.

김 시장은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환경·농업 피해와 안전 문제를 일방적으로 감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세 차례 조치 모두 강제력은 없다. 행정지도는 행정절차법 제48조에 따라 상대방의 협조를 구하는 권고로,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다. 두 기업의 1·2차 행정지도 이행 실적과 이번 요구에 대한 입장은 도의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도는 정부의 허가배출기준 마련 상황을 점검하고,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에 대비해 주변 하천과 고삼저수지 수질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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