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평가기업 2229곳…3년 새 90%↑·공급망 요구 확대
정량 데이터 평가 강화…"ESG 증빙자료 통합 관리해야"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 선정과 거래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활용하면서 에코바디스 평가가 수출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금융지원에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의 평가 참여도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ESG 활동 실적과 증빙자료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본사 지하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 에코바디스 평가 대응 세미나'에서는 국내 기업의 평가 현황과 개정된 평가기준에 따른 대응 방안이 소개됐다.
에코바디스는 △환경 △노동·인권 △윤리 △지속가능한 조달 등 4개 분야에서 기업의 정책과 이행 성과를 평가하는 글로벌 ESG 평가 플랫폼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협력사 선정과 입찰·계약 과정에서 평가 결과를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 금융회사는 평가등급을 우대금리 대출과 공급망 금융에도 연계하고 있다.
리처드 본 에코바디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부사장은 이날 "에코바디스는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여권과 같다"며 "ESG 평가등급은 금융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HSBC와 OC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중소기업의 에코바디스 평가등급을 활용해 우대금리 대출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에코바디스 평가 참여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본 부사장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에코바디스 평가를 받은 국내 기업은 2229곳 이상으로 2022년 대비 90% 증가했다. 2025년에는 506곳이 새롭게 평가에 참여했다. 한국은 중국·인도·일본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네 번째로 평가기업이 많은 국가로 나타났다.
에코바디스 평가 성적도 개선됐다. 65점 이상을 받은 국내 기업 비중은 2021년 8%에서 2025년 29%로 상승했다. 한국 기업은 환경, 노동·인권, 윤리, 지속가능한 조달 등 4개 분야 모두 아태지역 평균을 웃돌았다. 본 부사장은 "한국 기업은 특히 노동·인권과 환경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가영 에코바디스 애널리스트는 평가의 핵심으로 기업의 실제 경영시스템을 입증하는 공식 증빙서류를 꼽았다. 그는 "증빙서류는 평가 대상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라며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리체계를 보여주는 자료여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 신청부터 결과 통보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리며 증빙서류는 최대 55개까지 제출할 수 있다.
김상일 한국생산성본부 센터장은 '에코바디스 실전 대응 가이드'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이달 14일 개정된 평가기준은 정량 목표의 기준연도 명시를 의무화하고 국제 공시기준과 연계한 업종별 정량 지표를 세분화한 것이 핵심이다.

김 센터장은 "기업 내부에 활동 실적이 있어도 부서별로 흩어져 공식 증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별도의 IT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다면 엑셀이나 기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활용해 정량 데이터와 증빙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ESG 평가와 금융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에코바디스·한국생산성본부와 금융 혜택 확대를 주요 협력 과제로 논의하고 있다"며 "중견기업 수출금융 지원사업인 '라이징 리더스 300'에서 에코바디스 평가 우수기업에 가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 기관이 협력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