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암 치료제 개발사 티카로스가 초기 임상에서 평가 대상 환자 9명 모두에게서 암의 징후가 사라지는 성과를 앞세워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같은 CAR-T 방식의 치료제가 잇따라 허가를 받았고 국산 치료제도 약가 협상에 들어갔다. 후속 임상에서 치료 효과를 재현하고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공모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카로스는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공모예정주식은 130만주, 상장예정주식은 791만6223주다. 대표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지난 8월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기술성 평가 A등급을 각각 받았다.
상장 추진의 기반은 혈액암 치료제의 초기 임상 성과다. 티카로스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CAR-T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면역세포와 암세포의 결합을 안정화하는 자체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임상 1상에서 투여 기준에 맞는 평가 대상 환자 9명 모두가 투여 4주 차에 완전관해를 기록했다. 완전관해는 검사에서 암의 징후가 발견되지 않는 상태로, 완치를 뜻하지는 않는다.
일부 환자에서는 완전관해가 최대 12개월 유지됐다. 신경독성은 관찰되지 않았고 저용량군에서 발생한 3등급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1건은 치료 후 회복됐다. 회사는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 1월 여포성림프종으로 임상 대상을 확대했다. 이달에는 국가신약개발사업 임상 2상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티카로스가 진입하려는 국내 CAR-T 치료제 시장에서는 허가 제품들의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노바티스 킴리아는 2021년, 길리어드 예스카타는 지난해 품목허가를 받았다. 큐로셀의 국산 치료제 림카토도 지난 4월 허가받고 이달 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시작했다. 림카토가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품목허가를 받은 데 비해 티카로스는 초기 임상에서 확인한 치료 효과를 더 많은 환자에게서 입증해야 하는 단계다.
티카로스는 이달 췌장암·담도암·간암을 대상으로 고형암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계획도 제출했다. 혈액암에 이어 개발 범위를 넓힌 것이다.
혈액암과 고형암 치료제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연구개발비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티카로스는 지난해 매출 없이 영업손실 80억원, 순손실 153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에는 현금 지출을 동반하지 않는 파생상품평가손실 53억원이 포함됐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2억원 순유출이었다. 연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94억원으로, 327억원에 달한 상환전환우선주 관련 부채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208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8~9월 우선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구조를 정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카로스가 기존 투자금과 공모자금으로 혈액암 임상 2상과 고형암 치료제 개발을 어디까지 진행할 수 있는지가 공모가 평가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