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기기 공장이 해상풍력 전진기지로…GS엔텍, 용잠공장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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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파일 전용 생산기지 구축 亞최대 생산능력 갖춰
영광낙월 이어 태안 프로젝트 수주→한일 시장 공략 본격화
배후항만 등 인프라 부족 문제 “정부 주도 투자 필요”

정유·석유화학 설비를 만들던 GS엔텍의 울산 용잠공장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 GS엔텍은 국내외 해상풍력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6일 찾은 울산 남구 GS엔텍 용잠공장에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 생산을 위한 자동화 설비들이 들어서 있었다. 약 25만㎡ 부지에는 강판 가공부터 원통 제작, 용접, 최종 조립과 도장까지 이어지는 생산라인이 구축됐다.

모노파일은 해저에 설치돼 풍력발전기의 타워와 터빈을 지탱하는 하부구조물이다. 부유식이나 삼각대, 자켓 등 다른 하부구조물 방식보다 제작 기간이 짧고 비용도 약 20~40%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GS엔텍은 2023년 세계 1위 모노파일 전문기업 네덜란드 Sif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2024년 10월부터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용잠공장의 화공기기 생산라인을 모노파일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는 사업 재편을 진행했다.

전용 공장 준공으로 GS엔텍의 연간 모노파일 생산능력은 기존 4만t(톤)에서 15만t으로 확대됐다. 특히 15메가와트(MW)급 대형 풍력터빈에 적용되는 초대형 모노파일을 제작할 수 있는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단일 생산 공장을 갖추게 됐다.

▲허태수 GS 회장(왼쪽 네 번째), 홍순기 부회장(왼쪽 세 번째), 허철홍 GS엔텍 대표(왼쪽 다섯 번째) 등을 비롯한 GS그룹 경영진이 26일 GS엔텍 용잠공장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 준공식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GS엔텍)

같은 날 열린 준공식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홍순기 부회장, 허철홍 GS엔텍 대표, 쿤 보허스 Sif 최고경영자(CEO), 주요 주주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허철홍 대표는 환영사에서 “Sif의 숙련된 기술과 GS엔텍의 제조 경험을 결합해 대형 모노파일을 안정적인 품질로 생산하고 고객과 약속한 일정에 맞춰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이번 투자의 본질”이라며 “안전을 모든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고 생산 과정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조 역량을 꾸준히 높이겠다”고 말했다.

허태수 회장은 “GS엔텍 용잠공장 준공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사업 전환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라며 “GS그룹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및 관련 인프라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GS엔텍이 생산한 모노파일 (사진제공=GS엔텍)

다음 과제는 늘어난 생산능력을 뒷받침할 수주 물량 확보다. GS엔텍은 6월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모노파일 64기 설치를 마친 데 이어 9월에는 504MW 규모의 태안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사용될 모노파일 37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태안 프로젝트 물량은 내년 7월부터 제작에 착수해 2028년 8월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GS엔텍은 이 같은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28년 이후 한·일 해상풍력 시장에서 연간 9만~18만t 규모의 잠재 물량을 대상으로 생산 일정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선별적인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초대형 모노파일을 보관할 수 있는 배후항만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대형 발전사업이 추진되는 서·남해안에 전용 하역·보관시설이 들어서면 모노파일의 연속 생산과 적기 공급은 물론 국내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송원길 GS엔텍 생산안전대표(CSEO)는 “실제 해상에서 온전히 설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날은 1년 365일 중 약 90일 정도에 불과하다”며 “모노파일을 보관했다가 해상 날씨가 좋을 때 긴급하게 설치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부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부담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정부 주도로 하역시설을 마련하면 기업들도 펀드나 기금에 참여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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