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한 위험 우려 시 노동자·하청 작업중지 요구권 및 노동장관 명령권 확대

근로자 3명 이상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반복된 사업장에 최대 수십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위험 상황 시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직접 작업 중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산업 현장의 안전 권리를 대폭 강화한 법안이 시행된다.
폭염·한파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 등 일부 규정은 즉시 시행되며 과징금과 작업중지권 등 주요 제도는 내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핵심 과제들을 법제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27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산재 예방을 위한 노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현장의 실질적인 안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 내용으로는 △안전한일터위원회 신설 △작업중지권 확대 △반복 사망사고 발생 사업장 과징금 부과 △신고포상금 신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 확대 등이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내년 4월 28일부터 도입되는 과징금 부과다.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법 시행일로부터 1년간 3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 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영업이익 산정이 어렵거나 5%가 30억원 미만일 때는 30억원 내에서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아울러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고도 다시 영업정지 대상이 될 경우 고용부 장관이 사업 등록 말소 또는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같은 날 시행된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역시 내년 4월 28일부터 대폭 확대된다. 기존에는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 특히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직접 작업 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명시됐다. 고용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권한도 중대재해 발생 시뿐만 아니라 부상자가 의식불명 상태이거나 붕괴 등으로 중대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까지 확대된다.
제도 개선에 따라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안전한일터위원회(위원장 고용부 장관)' 설치와 법 위반을 신고한 국민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신고포상금 제도'는 2027년 1월 28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발주자에게만 국한됐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는 도급인(원청) 및 타 업종까지 확대되는데, 건설업은 2027년 4월 28일, 건설 외 업종은 2027년 10월 28일부터 각각 적용된다.
공포 당일인 27일부터 즉시 시행되는 규정도 있다.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에 기존 악천후 외에 '폭염·한파'가 명문화됐으며, 수출 목적으로 수입된 압력용기 등에 대한 안전인증 면제 범위 확대 규정은 이날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산업재해 예방은 사고 발생 전 현장의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 즉시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새로운 제도가 안전한 일터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과 집행체계 정비 등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