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더 팔아도 남는 건 줄어든다…한국차 ‘수익성의 역설’ [韓 자동차 생태계 빨간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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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상반기 관세 비용 3조3300억원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 감소…수익성 압박
현지 생산 확대·수출 다변화로 대응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매출과 판매량이 늘어도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관세로 수조원대 비용 부담이 발생한 데다 이를 줄이기 위한 현지 생산 확대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생산거점과 수출 의존도에 따라 대응 여력에도 차이가 나타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부담한 미국 관세 비용은 약 1조7600억원이다. 1분기 8600억원에서 2분기 9000억원으로 늘었다. 기아도 1분기 7550억원, 2분기 8150억원으로 상반기 1조5700억원을 부담했다. 양사 합산 관세 비용은 3조3300억원에 달한다.

관세 부담은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9조2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며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5.8%에 그쳤다. 기아도 2분기 매출이 33조370억원으로 1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6285억원으로 4.9% 줄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현대차는 매출이 6.3% 증가한 186조254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1%에서 6.2%로 하락했다. 기아도 매출 114조140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8.3%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11.8%에서 8.0%로 떨어졌다.

지난해 양사의 관세 부담액은 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합산 EBIT(이자·세전이익)는 2024년 24조원에서 지난해 16조원으로 줄었고 순현금성자산도 약 5조원 감소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지만 기존 재고 영향으로 인하 효과는 12월 말 이후 나타났다. 판매 인센티브와 생산원가 상승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기아도 현지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확대하며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현지 생산 확대에는 설비투자와 생산라인 전환, 부품 공급망 재편 등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관세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 부담이 발생해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다른 국내 생산·수출 중심 완성차업체들의 부담도 크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GM은 3월 국내 생산시설 등에 8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KG모빌리티(KGM)는 수출시장 확대와 에티오피아 현지 조립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도 국내 생산 기반을 활용해 해외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하기 어려워 수출시장 다변화와 국내 공장 생산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같은 관세 환경에서도 생산거점과 수출 의존도에 따라 대응 여력이 다른 셈이다.

관세 부담이 장기화하면 완성차 업체의 투자 여력과 국내 부품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매출과 판매량 성장 못지않게 영업이익률을 방어하고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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