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北 위협 달라졌는데 밀어붙여선 안돼”…민통선 경계 실패·주한미군 역할 추궁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군이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만큼 오는 12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주한미군 역할 변화 등 달라진 안보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전환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종합감사에서는 지난 7일부터 진행된 국감에서 제기된 현안을 놓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각 군 등을 상대로 마지막 정책 검증이 진행됐다. 전작권 전환과 해병대 준4군 체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전방 경계태세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전작권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오는 12월 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확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조건도 중요하지만 시기를 확실히 못 박아야 한다”며 미국 측이 전환 시기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응 방안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도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에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천 의원은 양국이 합의하지 않은 기준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기존 한미 합의에 따라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장관은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개인 군사적 수준의 의견”이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분명히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군의 작전 수행 능력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당장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군사적 공백이 없을 정도의 작전 수행 수준에 도달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 함께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미군 지휘관들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한 만큼 미래연합사 지휘구조와 주한미군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브런슨 사령관의 비무장지대(DMZ)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관련 발언에 우려를 표명했고 미 8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역시 미국 측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병대 준4군 체제도 여당의 주요 질의 대상이었다. 황명선 민주당 의원은 해병대 1·2사단의 작전통제권을 해병대에 돌려주고 국가전략기동부대로서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해병대 1사단의 작전통제권을 올해 안에, 2사단은 2028년을 목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병대 작전사령부 창설과 계룡대 내 해병대사령부 설치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은 점을 들며 공격·대드론 전력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개발만 기다리지 말고 실전에서 성능이 검증된 장비를 우선 도입한 뒤 국산 장비로 교체하는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군수품 조달 부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2020년 이후 군수품 조달 5290건을 분석한 결과 한우식당이 1억3000만원 상당의 장비를 납품하고 약국과 여성의류 쇼핑몰, 평생교육업체 등이 전문성과 무관한 군수품을 공급한 사례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해군 구명조끼 1200개 가운데 65.7%가 체결 방향이 잘못된 상태로 납품됐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국방부 장관은 “관련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조달청과 함께 군수품 조달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작권 전환에 따른 안보 공백 가능성과 군 경계태세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중국·러시아의 군사활동 등을 거론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과 해병대 준4군 체제, 3군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개혁이 실제 전투력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병대의 작전통제권을 확대하기 전에 병력과 무기체계를 먼저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30대 여성이 민간인통제선을 넘어 GOP 철책의 광망을 절단한 사건을 집중 추궁했다. 성 의원은 해당 여성이 절단 장비를 소지하고 있었고 최초 식별 이후 신병 확보까지 시간이 걸린 점을 지적하며 “GOP가 뚫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군은 최초 식별 당시 해당 인원이 GOP 철책보다 남쪽에 있었으며 이후 신병 확보를 위한 작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 경위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시간대와 작전 조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미 8군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8군의 전략 문건과 최근 지휘관 발언 등을 근거로 주한미 지상군이 대만 유사시 등에 투입되고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전력의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 물었다.
국방부 장관은 전략적 유연성이 오래전부터 한미 간 협의해 온 사안이라고 설명하면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더 협의하고 문제가 있다면 지적하겠다”고 답했다. 미래연합사 지휘구조에 대해서는 기존 한미 합의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난 10여년간 크게 달라졌다며 전작권 전환 조건 역시 변화한 안보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2015년도에 조건을 명시했는데 11년이 지났으면 조건이 변할 수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다종화·다량화했는데 전작권을 무조건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은 한미동맹 약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한미동맹은 혈맹”이라며 “미국과 멀어지는 일은 없고 군사동맹을 더욱 견고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군의관 부족에 따른 군 의료 공백 문제를 제기했다. 올해 전역 예정 군의관이 745명인 데 비해 신규 임관은 304명에 그쳐 441명이 부족하다며 복무기간과 처우를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방부는 복무기간 단축과 처우 개선을 포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군의무사관학교 설립 필요성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양성징병제’ 논의를 꺼냈다. 천 의원이 여성도 병으로 복무할 능력이 있다고 보는지를 묻자 국방부 장관은 “없다고 본다”며 능력 차이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실제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와 각 군의 수요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