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위 재점화에 흔들리는 시장⋯재정위기, 유럽으로 확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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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국채 금리 24년 만에 5% 돌파
독일과 금리 차, 유로존 부채위기 수준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

▲프랑스 파리에서 24일(현지시간)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의 시위 제한 조치에도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확산했다. 시위가 그칠 줄 모르면서 프랑스 재정과 성장 전망에 대한 투자자 우려도 한층 커졌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으로의 위기 확대마저 걱정하는 분위기다.

24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주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연 5%를 돌파했다. 금리는 22일 장중 약 5.09%까지 상승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차는 170bp(1bp=0.01%포인트(p))를 넘어섰다. 이는 유로존 부채 위기가 있던 2010년대 초 이후 처음이다. 신용부도스와프(CDS)로 측정한 프랑스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보험 비용은 2012년 10월 이후 14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프랑스 신용등급을 ‘Aa3’로 유지했지만 향후 강등 가능성을 뜻하는 ‘부정적’ 전망 역시 고수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이번 부정적 전망은 프랑스 정치 지형 분열이 지속하면서 입법 기관의 기능이 더 저해될 위험이 커졌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정부 기관들이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면 전망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올해 전망치인 5.4%에서 내년 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랑스 하원은 27일 재정 절감 효과를 내기 위한 예산안 세제 조항 심의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야당 의원들이 정부 계획에 반대하고 있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시위가 길어지면 소비심리 위축과 관광ㆍ소매ㆍ운송 차질이 프랑스 경제성장률을 더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샤를로트 드 몽펠리에 ING 프랑스ㆍ스위스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소요 사태는 이미 프랑스 자산에 부담을 주고 있는 재정과 정치적 우려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며 “향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필요한 개혁과 재정 절감 조치를 실행하기 어려울 거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린 프랑스 GDP 증가율이 올해 0.3%, 내년 0.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며 “소요 사태가 지속하거나 신뢰가 더 악화하고 금융시장 긴장이 고조된다면 증가율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의 우려도 크다.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소요 사태와 에너지 비용 상승이 소비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투자 규모를 축소했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카르푸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가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까르푸 주가는 21일에만 14% 넘게 폭락했다.

ING는 프랑스 상공회의소 네트워크의 추정치를 인용해 2000개 넘는 기업이 이번 시위로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추산했다. 자산운용사 카르미냑의 케빈 토제 투자위원회 위원은 “이번 사태 여파는 직접 노출된 기업들을 훨씬 넘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에서의 시장 불안이 유로존으로 번질지도 주목된다.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금리 격차가 벌어진 것을 두고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 주변국 간 금리 격차 확대를 떠올리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은 유로존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진 않을 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존 스톱포드 나인티원 멀티자산 수익 책임자는 “(독일과) 프랑스 국채 금리의 격차는 2010년대 초 유로존 재정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 더 벌어졌지만 당시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아일랜드에서 나타났던 극단적인 수준보다는 훨씬 작다”고 평가했다. 블랙록 투자전략가들 역시 “현 상황은 유로존 재정위기 직전과는 상당히 다르다”며 “유로존이 과거보다 금융시장 불안을 견딜 능력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다만 “추가적인 변동성과 파급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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