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물·해외 파생 형평성부터 신고 지침까지 논의
타이거리서치 조사…63.4% “제도 보완되면 과세 찬성”

가상자산 업계는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손실 처리와 국내외 거래 간 형평성을 확보하고 거래 유형 별로 과세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20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권대영 1차관 주재로 가상자산 과세 관련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위원회와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각계 전문가,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 등이 참석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발제를 맡은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소득에 과세한다는 원칙을 지지하면서도 시행·유예·폐지 각각의 선택에 따른 장·단점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의 한계로는 손실 이월공제 불허와 취득가액 산정의 어려움, 스테이킹(예치)·에어드롭·탈중앙화금융(DeFi) 등 새로운 거래에 대한 과세 기준의 불명확성을 꼽았다. 어느 방향을 택하든 납세자의 계산·신고 가능성과 국내외 거래 간 형평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현물 거래 중심의 과세체계와 해외 파생상품 시장 사이의 차이도 논의됐다.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2020년 과세안 설계 이후 파생상품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현행 규정은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를 중심으로 설계돼 해외 거래소의 파생상품 손익을 포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현물 투자자와 해외 파생상품 투자자에게 다른 과세 조건이 적용되면 해외 거래소가 유리해지고 국내 세원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손실을 과세소득에 반영하는 방식도 주요 쟁점이었다. 안성희 가톨릭대 교수는 가상자산 양도손실을 이후 3년간 양도이익에서 차감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기본공제 한도를 높이고 과세체계가 안정된 뒤 조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취득가액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과세하면 실제 투자성과와 세 부담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최승재 세종대 교수는 스테이킹과 유동성 공급 등의 과세 여부를 판단하려면 시행령에 위임하기보다 세법 본법에 ‘대여’ 개념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득가액을 모를 때 적용하는 의제취득가액의 적법성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도 짚었다.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하면 손실이 발생한 해에도 신고가 필요해 납세자와 과세당국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신고 지침 마련과 불복 절차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변화하는 거래와 과세 쟁점을 지속적으로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타이거리서치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가상자산 과세 보고서에서 투자자 다수가 현행안 시행에는 부정적이지만, 제도가 충분히 보완되면 과세를 수용할 의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14~18일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 대상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9%는 현행안 시행에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도가 충분히 보완되면 과세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3.4%였다.
보고서는 거래경로 변화가 과세 준비에 미칠 영향도 짚었다. 응답자의 73.1%는 과세 시행 시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타이거리서치는 일부 거래가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금융으로 옮겨가면 거래내역이 분산돼 투자자의 손익 계산·신고 부담과 과세당국의 정보 확보 어려움이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