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무기한 지연에 조합장·이사 해임 추진
"착공 지연 장기화에 조합원 부담 우려"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교체 갈등에 이어 공사비 증액과 조합 내분 등으로 잇따라 진통을 겪고 있다. DL이앤씨가 새로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공사비를 둘러싼 이견에 조합장 해임 추진까지 겹치면서 사업 정상화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과 DL이앤씨는 공사비 증액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건설 원가 증가를 반영해 3.3㎡당 공사비를 기존 459만원에서 699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때 착공 후에는 물가변동에 따른 금액 조정 없이 공사비를 유지하는 ‘확정공사비’ 조건을 추가했다.
조합 측은 DL이앤씨의 공사비 인상에 즉각 반발했다. 또 공사비 검증에 필요한 자료 제출과 기존 제출 자료의 미비사항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 아울러 조합 내부에서는 3.3㎡당 500만원대가 적정 공사비 수준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상대원2구역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에 총 4885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15년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둘러싸고 조합과 갈등을 빚었다. 올해 들어서는 시공계약 해지 문제로 법적 분쟁까지 이어졌으나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가 임시 인정됐다.
다만 정비업계에서는 최근 건설공사비 상승세를 고려하면 DL이앤씨가 제시한 3.3㎡당 699만원이 평이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3.3㎡당 800만~900만원대의 공사비로 계약이 이뤄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 태평3구역 재개발의 3.3㎡당 공사비는 735만원, 서울 목동신시가지 6단지 재건축은 950만원, 천호 A1-1구역 재개발은 860만원 수준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상대원2구역은 시공사인 DL이앤씨가 오랜 기간 이어오던 사업장이기 때문에 공사비를 신규 사업장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한 것"이라며 "최근 신규 정비사업장의 3.3㎡당 공사비는 900만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존보다 공사비를 올리기는 했지만 3.3㎡당 699만원은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의 공사비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향후 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인상도 없다는 조건이어서 조합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조합원들의 금융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상대원2구역은 이주와 기존 건축물 철거를 마쳤지만 착공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사업이 지연되는 사이 이주비 대출 이자와 사업비 관련 금융비용이 계속 쌓이면서 조합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조합 내부에서의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11월 조합장과 조합이사 2명의 해임을 주요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들은 △착공 지연 장기화 △정당한 사유 없는 시공사 교체 추진 등을 해임 추진 사유로 제시했다. 도급변경계약 체결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조합 내부의 의견 대립까지 겹치면서 사업 정상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김 소장은 "사업이 장기화하면 조합원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공사비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가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