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표준·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논의
에너지·반도체·AI 공동사업 발굴 추진

한국과 일본 경제계가 액화천연가스(LNG) 비상 물량 교환과 수소 표준 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 시장 공동 진출을 모색한다.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비롯한 통상 현안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33회 한일재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측은 국제 공조와 에너지·자원 안보, 지방 활성화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60년이 주로 현해탄을 왕래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60년은 수평선 너머를 함께 바라보는 새로운 협력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규범·경제안보 협력, 공급망·에너지 안보 강화, 공통 사회문제 대응을 3대 협력 과제로 제시했다.
츠츠이 요시노부 경단련 회장은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투자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과 RCEP·CPTPP 등 다자간 경제연계협정의 심화·확대가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CPTPP 가입 신청을 적극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위기 대응과 공동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에너지기업 제라(JERA)의 협력을 바탕으로 비상시 LNG 물량 교환을 강화하고, 이를 제3국 거래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소 인증·표준·안전 기준과 핵심광물 비축 협력도 의제에 올랐다.
아시아 에너지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다뤘다. 일본의 에너지·자원 사업 지원 구상인 ‘POWERR Asia’의 정책금융과 양국 기업의 기술·사업 역량을 결합하자는 취지다. 한국의 아시아 제로에미션 공동체(AZEC) 공식 참여를 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통상 분야에서는 한국의 CPTPP 가입과 국가 간 데이터 이동, AI 관련 국제규칙 마련에 협력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한경협은 앞서 경단련의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연장 지지 공동성명에도 참여했다. 양측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급망·첨단산업 규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미일 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결합한 에너지·반도체·AI 데이터센터 사업도 협력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한미일 비즈니스 대화’를 조속히 재가동해 미국 정부와 의회에 공동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기조연설에 나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자원 수급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양국의 전략적 연대를 강조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각국의 강점을 살린 협력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저출생·고령화와 지방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도 논의했다.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방기업에 금융 지원을 연결하고, 양국 금융기관과 유통기업의 네트워크로 판로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내년 재개를 추진하는 한일 스타트업 협력 포럼에 지방기업을 초청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그룹 회장, 이와타 게이이치 스미토모화학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등이 자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