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사 선정 기준도 가격서 안정공급·보안으로 변화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차량용 카메라와 충전기, 전력 반도체, 전자제어장치 등 전장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30년 전후 출시될 신차의 부품 공급사 선정이 집중되는 2026~2027년이 국내 기업의 일본 공급망 진입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본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동향과 우리 기업 진출 전략’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전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021년 103만대에서 2025년 153만대로 약 49%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에도 전력 반도체 등 전장부품이 탑재되는 데다 운전자 보조 기능 적용도 확대되면서 전장부품 수요가 차종 전반에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자동차부품공업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도 친환경차 부품 출하액은 1조2971억엔으로 전년보다 15.3% 증가했다. 차량용 충전기는 91.1%, 차체 전자제어장치는 89.3%, 차량용 카메라는 15.1% 각각 늘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의 신차 비율이 2025년 0.03%에서 2035년 62.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는 일본 완성차 업체의 신차 개발에 통상 3~4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2030년 전후 양산 차종의 부품 공급사 선정이 올해부터 2027년 사이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자동차업계의 거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그룹 계열 협력사와 장기간 거래하던 관행이 약화하면서 부품업체 한 곳이 거래하는 완성차 업체는 2024년 기준 평균 7.09곳으로 늘었다.
공급업체 선정 기준도 단순 가격 경쟁력에서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보안 신뢰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코트라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품질 경쟁력을 갖춘 한국 부품업체에 새로운 공급망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전기·전자 부품기업 관계자는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기존 거래처 외에 새로운 협력사로 조달처를 확대하는 추세”라며 “차종별 맞춤 설계와 엄격한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다면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국내 기업이 일본 공급망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파트너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기업이 강점을 가진 품목은 기존 공급업체를 보완하는 두 번째 공급처를 목표로 하고, 통신모듈과 메모리, 카메라모듈 등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는 현지 공급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품질경영인증(IATF 16949)과 사이버보안 기준, 일본 전파법 인증 등 필수 인증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규슈 지역 완성차 공장에서 납품 실적을 확보한 뒤 아이치와 관동 등 주요 개발 거점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하는 단계적 현지화 전략도 제시했다.
박용민 코트라 일본지역본부장은 “일본은 하이브리드차와 경형 전기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가 동시에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공급사 선정이 몰리는 향후 2년이 일본 시장 진입의 골든타임인 만큼 인증과 시제품 준비를 서둘러 일본 완성차 기업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