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구 건설협회장 "지방 건설사, 면허 반납 고민할 정도"⋯업계 생존 위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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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 9분기째 감소⋯폐업 급증
지방 미분양 심화⋯규제 개선 촉구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이 21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이 장기화하는 건설 경기 침체 속 지방 중소건설사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적체에 안전규제 부담까지 겹친 가운데 지역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 회장은 21일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정말 어려운 것은 지역에 있는 중소업체들"이라며 "상위 10개, 50개 업체를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들은 지역에서 진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와 세종 등 지방을 돌아보면 건물마다 임대 안내가 붙어 있다"며 "서민경제가 살아야 중소업체들도 작은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가가 비싸고 안 비싸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며 "어떻게 하면 면허를 반납할까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장 체감경기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내년도 SOC 예산이 약 29조원으로 늘어난 것은 굉장히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밑바닥 경기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건설업계의 경영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는 265조원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 올해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 9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올해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2020년 대비 38.7% 상승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준공된 2492개 현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적자공사 비중이 43.7%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종합건설업 폐업신고는 37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건설 경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올해 8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134가구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2만8080가구에 달했다. 2023년 말과 비교하면 약 2.6배 증가한 규모다. 공공 토목 부문을 중심으로 건설수주가 회복되고 있지만 지방 민간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 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금융지원이나 규제 완화를 넘어 지역 산업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재철 대한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 회장은 "지방 미분양은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 산업 불균형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산업 균형발전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단지 개발과 기업 투자 계획이 지역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내야 주택 수요도 살아날 수 있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관련 정책이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식 발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경영난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협회는 이번 간담회에서 △적정 공사비·공사기간 확보 △건설안전특별법 개선 △노동조합법 보완입법 △민간공사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장기계속공사 추가비용 지급 근거 마련 △도시철도 건설용역 부가가치세 영세율 유지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건설안전특별법안에 담긴 매출액 3% 이내, 최대 1000억원의 과징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협회 측은 "안전은 중요하고 앞으로도 투자를 확대하겠지만 건설업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동일한 사망사고에 대한 이중·삼중의 중복 처벌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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