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가 바꾼 개발의 법칙⋯국제기능올림픽 사령탑 "진짜 실력은 검토·유지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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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혁 LG유플 기술책임 인터뷰
클라우드컴퓨팅 종목 2회 연속 은메달

▲배주혁 LG유플러스 기술책임이 20일 서울 용산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AI가 국제기능올림픽의 과제부터 현직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역량까지 바꾸고 있다. 국제기능올림픽 클라우드컴퓨팅 종목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이끈 배주혁 LG유플러스 CTO AX테크플랫폼개발그룹 UCube DAX팀 기술책임은 대회와 현업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20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배 책임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번 대회의 핵심으로 AI를 꼽았다. 그는 “여러 종류의 문서를 읽고 사용자 질문에 답하는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고 말했다. 다만 코딩 에이전트로 코드를 생성하는 등 선수의 AI 도구 활용은 금지됐다.

국제기능올림픽은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인 경연대회다. 만 22세 이하 청년 기술인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클라우드컴퓨팅 종목 국가대표팀은 선수 1명과 코치 2명, 감독 1명 총 4명으로 구성된다.

배 책임은 2022년부터 한국 대표팀 감독 겸 국제지도위원을 맡았다. 2024년 프랑스 리옹 대회에서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클라우드컴퓨팅 종목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으며 올해 대회에서도 은메달 성과를 이끌었다.

첫 대회를 치르며 감독의 역할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그는 “지난 대회를 통해 감독의 역할은 선수처럼 공부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며 “이번에는 넓은 기술 커버리지와 빠른 구현 속도를 중점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2회 연속 은메달을 이끈 배경으로는 기술 흐름에 맞춘 훈련과 경기 운영 노하우를 꼽았다. 대회 준비기간에는 평일에 클라우드 엔지니어로, 주말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일했다. 대회 3~4개월 전부터는 금요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해외 선수들과 치를 친선전 과제를 만들었다. 토요일에는 선수의 결과물을 분석하고 일요일에는 다음 주 훈련을 준비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과의 승부를 가른 것은 개발 속도였다. 배 책임에 따르면 첫날 과제의 제한 시간은 6시간 30분이었다. 한국이 세부 작업 일부를 마무리하지 못한 반면 중국은 약 3시간 만에 주요 구현을 끝내고 4시간 만에 세부 작업까지 마쳤다. 한국 대비 중국의 코딩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현업과 선수 지도를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에도 배 책임은 “개발자가 항상 갖춰야 되는 덕목은 학습”이라며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회사의 다른 개발자들도 주말에 시간내서 공부한다”고 강조했다. 선수 훈련을 위해 공부한 새로운 기술에서 회사 시스템의 구성을 단순화하거나 구조를 바꿀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배 책임은 AI가 개발자의 업무 방식을 빠르게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AI는 보조수단이지 어떻게 코딩을 다 맡겨’라고 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사람이 코딩을 해’라고 얘기한다”며 “자연어로 지시하면 코딩 에이전트가 코드를 생성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딩 속도가 부각된 대회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성과 유지보수, 성능 최적화라고 강조했다. 배 책임은 “AI가 너무 많은 결과물을 만들면서 새로운 병목이 생기고 있다”며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검토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AI의 확산은 클라우드 엔지니어링의 범위도 넓혔다.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등 ‘데브옵스’를 담당했던 그는 최근 AI 모델 운영을 지원하는 ‘ML옵스’까지 맡고 있다. 모델에 맞는 추론 엔진을 선택하고 성능을 조정하며 안정적으로 배포할 환경을 구축하는 업무다.

배 책임은 “예전에는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누구는 클라우드 기술을, 누구는 개발 언어만 잘 알면 됐다면 지금은 서로의 영역을 잘 알아야 한다”며 “AI의 성능을 넘어 얼마나 경제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앞으로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업으로 돌아온 그는 AI 서비스를 많은 고객에게 적은 인프라로 적은 지연 시간 안에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다시 한국팀을 맡게 된다면 2028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60세까지도 현역 엔지니어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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