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대신 강경 택한 정부..."우크라이나 공관원 철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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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11. chocrystal@newsis.com

정부가 우크라이나 공관원 일부 철수를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조치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친 공습 위협이 상존하여 안전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공관원 일부 철수를 결정했다”며 “철수 시에도 대사대리를 중심으로 양국 간 필요한 외교 소통은 지속할 예정이고 영사 업무 인력은 전원 잔류하여 계속해서 재외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촉발됐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까지 발표했다며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양국 간 갈등이 비공개 합의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정부는 외교적 항의 차원에서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항의의 뜻인지 묻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미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면서 “그런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도 전향적 조치가 없다고 판단해서 이런 조치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항의성 조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면서도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이번 사안과 관련해 논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 주요 3개국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갈등 국면을 ‘중재’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 방식으로 갈등 상황을 풀어가지 않고 공관원 철수라는 강경 조치를 취한 배경과 관련해 박 대변인은 “우리가 우크라이나 측과의 관계나 협의 과정에서 양측이 발전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거에서는 이의가 없다”면서 “단지 그 길로 가는 중에 우리 측에서, 우리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 또 우리가 그동안 대사 초치나 대사 소환을 통해서 우리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한 사항이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측이 전향적인 입장 표명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태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사 소환도 비례성 원칙을 넘어선 조치였는데 이보다 더한 공관원 철수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가 파국으로 가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라며 "왜 이렇게 자충수를 두는지 이해가 안되고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메시지 등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유럽사회와도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보내 돕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이 북한에 등을 돌린 상태인데 한국의 이번 조치로 유럽도 한국에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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