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희석보다 실제 경제적 가치·성장 성과가 핵심
AI컴퍼니 지배구조·이익 귀속도 주요 검증 변수
SK하이닉스 "장기 기업가치·주주가치 최우선 고려"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을 둘러싼 상장 논란이 확산하면서 기존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솔리다임은 기존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쪼개기 상장'과 출발점이 다른 데다, 지분 희석이 반드시 주주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이후 출범한 미국 반도체 기업이다. 기존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부를 떼어내 만든 회사가 아니라 외부 기업의 사업을 인수해 확보한 자산과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과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지분율 감소와 지분 가치 하락을 구분하는 일이다. 외부 자본 유치로 모회사의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확보한 자금을 생산시설과 연구개발에 투입해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면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의 경제적 가치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반면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아 많은 지분을 넘기거나 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기존 주주의 몫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솔리다임의 외부 자본 유치에 따른 지분 희석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 전체 순이익의 10%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 10%를 배정하더라도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 감소 폭은 약 1%에 그친다는 계산이다. 외부 지분율이 20~30%로 높아져도 감소 폭은 약 2~3%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AI 사업 지배구조도 주요 변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미국 법인인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스의 반도체 판매·연구개발 사업을 신설 솔리다임 법인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영업양수 가액은 약 15조3700억원이다. 기업공개(IPO)가 추진될 경우 외부 투자자·그룹 계열사의 참여 여부에 따라 솔리다임의 가치 상승이 기존 주주에게 얼마나 돌아갈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모 방식 역시 주주가치를 좌우하는 요인이다. 신주 발행은 자회사에 신규 투자금이 유입되는 대신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반면, 구주 매출은 매각 대금이 주식을 판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 자회사의 직접적인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지 않는다. 결국 신주와 구주 비중에 따라 성장 투자에 투입할 자금과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이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면 이사회 차원에서 재무적·사업적 영향을 검토하고 관련 법규와 절차를 이행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과 필요한 보호 방안을 검토해 투명하게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어떠한 방안을 검토하더라도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