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 공항 피격에 추가 공격 우려 확산
왕실과 사업관계 고려해 불참 결정 고심
빈 살만 ‘비전 2030’ 투자 유치에도 악재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 잇따르면서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국제 투자회의에 참석하려던 월가 거물들이 사우디행을 주저하고 있다. 추가 공격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사우디 왕실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금융회사들은 참석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의 일부 임직원들이 26~29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참석 계획을 신중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회의는 이미 취소됐지만 두 회사 모두 공식적인 불참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의 참석 여부를 놓고도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참석 예정자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씨티그룹 측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 경영진들이 사우디 방문을 꺼리는 것은 최근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현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 후티 반군이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공격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18일에는 사우디 남부 나즈란에 발사체가 떨어져 여섯 명이 부상했다.

특히 금융회사 경영진들은 행사장 주변 고급 호텔과 주요 시설이 추가 공격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참석 예정자들은 회사 보안 담당자들과 현지 위험 수준을 점검하고 있으며 향후 공격 가능성이 높게 유지될 경우 방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사우디 왕실과의 관계다. 사우디 정부 및 기업과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행사 불참이 투자 기회 상실이나 왕실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경쟁 금융회사의 참석 여부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사우디 측은 해외 인사들이 온라인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행사를 대면·비대면 병행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월가 거물들이 FII 참석을 꺼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당시에도 주요 금융회사 경영진들이 행사 참석을 대거 거부했다. 당시 사우디 일부 관리들은 참석 여부를 왕실에 대한 충성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겼다.
이번 사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는 경제 다각화 전략 ‘비전 2030’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FII를 통해 글로벌 금융자본을 유치하고 AI와 사모펀드 분야의 투자 협력을 확대해왔다.
WSJ는 후티 반군의 공격과 원유 수출 둔화가 사우디의 경제 전환에 미칠 영향에 월가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격 피해 복구를 위해 사우디가 해외 투자를 축소해야 할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