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뛰는데 아이스링크·워터파크까지…하이엔드 경쟁에 분양가 상승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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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론 부족…핵심지 커뮤니티·외관 경쟁
기본 공사비 위에 고급화 비용까지 추가
늘어난 사업비, 분양가·분담금 상승 압력

▲'디에이치 반포124' 투시도. (사진제공=현대건설)

하이엔드 아파트들이 아이스링크와 워터파크 등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앞세워 고급화 경쟁을 벌이면서 일반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본 공사비가 이미 오른 상황에서 조경·외관 특화와 고급 마감재 등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까지 사업비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디에이치 반포124’에는 실내 아이스링크와 워터파크, 오페라하우스 등이 계획됐다. 수영장과 사우나를 넘어 단지 안에서 문화·여가 활동까지 누릴 수 있는 시설을 내세운 것이다.

커뮤니티 규모를 앞세운 제안은 다른 핵심 정비사업장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물산이 4월 공개한 압구정4구역 설계안에는 가구당 18.5㎡ 규모의 커뮤니티와 피트니스·프라이빗 골프·실내외 수영장 등 105개 프로그램이 담겼다. 단지 중심에는 최대 높이 16.5m의 대규모 공간인 ‘주얼’을 배치하는 구상이다.

롯데건설이 7월 공개한 성수4지구 ‘성수르엘 S70’ 설계안에는 가구당 20.43㎡의 커뮤니티와 77개 프로그램, 약 1만6800㎡ 규모의 중앙광장이 포함됐다.

고급화 경쟁이 거세진 배경에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최고급 브랜드를 적용한 사업장이 늘면서 브랜드만으로 희소성을 강조하기 어려워지자 상징시설과 외관, 조경을 새로운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건설사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랜드마크 조성을 내세우고 조합도 향후 자산가치를 높일 고급 설계를 요구한다.

반포124주구에서는 조경·외관과 마감 고급화가 실제 공사비 증액으로 이어졌다. 조합은 6월 총회에서 공사비 1025억2000만원 증액을 의결했다. 조경·외관 특화에 588억5000만원, 마감 고급화·최적화에 436억7000만원을 책정했다. 기존 계획에 없던 선큰 티하우스와 문주 도입 등 설계 변경이 반영됐다.

문제는 이 같은 추가 투자가 이미 크게 오른 기본 공사비 위에 더해진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10월 월간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전년 동월보다 6.0% 상승했다. 2020년 평균을 100으로 놓으면 건설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약 38.7% 높아진 수준이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 산정에 쓰이는 기본형건축비도 지난달 ㎡당 232만8000원으로 직전 고시보다 4.07% 인상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계한 올해 9월 말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2개월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6287만원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9월 4551만원과 비교하면 약 38% 높은 수준이다.

고급화에 따른 비용 부담은 분양 단계에 그치지 않고 준공 이후 시설 운영·관리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대형 커뮤니티는 시설을 조성한 뒤에도 유지·보수와 운영에 지속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의 규모와 이용 실태 파악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5년간 준공·사용 승인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시설 면적과 실제 이용 현황을 조사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단지 규모 등에 따른 시설 기준 마련 가능성과 관련 법령 개정 필요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급 커뮤니티와 특화 설계에 투입된 비용은 전체 사업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라며 “늘어난 사업비를 일반분양 수입으로 충당하려면 분양가를 높이려는 압력이 커지고 분양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가격만을 목표로 조합원이 원하는 방식의 개발을 일률적으로 막는 것은 맞지 않고 사업성을 보완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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