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도 집값 폭락 대비 공공 매입 지시
모건스탠리,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연 3.5% 전망
수도권 150만 가구 착공…2028년 공급 효과 기대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앞당기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집값 급락까지 정책 대응 대상으로 올렸다.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억제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꺾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9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값과 관련해 “급락할 가능성이 좀 많다. 지금 저희가 공급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이 본격화하면 집값이 계속 오르지 않고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 사장의 기존 주장을 놓고 질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사장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적으로 집을 사들이는 상황을 지적하며 집값이 안정되면 지금 바로 주택을 구입하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집값 하락 가능성을 고려하면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 경쟁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8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택 조기 대량 공급과 투기 수요 억제, 고금리에 따른 대출 연체·경매 증가를 언급하며 집값 폭락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경우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공공이 대량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보유하도록 준비하라는 주문이다.
두 사람이 집값 급락을 거론한 배경에는 금리와 대출 규제, 공급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고금리와 금융 규제로 집을 살 수 있는 수요가 줄어드는 사이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한 주택이 시장에 나오고 여기에 공급 물량까지 더해지면 가격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1분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3.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올해 8월 기준금리를 연 3.00%로 높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0.50%포인트(p) 추가 인상을 예상한 셈이다. 전망대로 금리가 오르면 신규 매수자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기존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한층 커진다.
여기에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이다.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 원을 넘으면 2억원으로 줄어든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소득이 충분하지 않으면 한도를 모두 채우기도 어렵다.
정부는 공급 확대 역시 집값 상승세를 꺾을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주택 착공 감소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긴 만큼 공급 물량을 늘려 가격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021년 53만7395가구에서 2023년 24만6265가구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2024년 30만3433가구로 반등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27만2000가구로 다시 줄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과 올해 1·29·8·13 대책을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50만 가구 이상을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공택지와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단축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이러한 공급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주택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도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착공부터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향후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만으로도 주택 구매를 서두르는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사장은 공급 확대 효과를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시점으로 2028년을 제시했다.
본지 자문위원인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는 주택 구매 여력을 낮추고 공급 확대는 집값 상승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맞물리면 집값에 하락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금리 흐름과 공급 상황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