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엄영호 교수팀, 우주용 고분자 소재 방사선 손상 평가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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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중성자·감마선 혼합 방사선 환경에서 고분자 소재의 구조 및 물성 변화를 평가하기 위한 다중 스케일 분석 체계 모식도. (제공=한양대)

한양대학교 엄영호 유기나노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우주와 같은 극한 방사선 환경에서 고분자 소재의 내부 손상과 물성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평가 체계를 개발했다.

한양대는 엄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 진형민 교수팀,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재기 박사팀과 공동으로 고분자 소재의 분자구조부터 기계적 물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다중 스케일 물성 평가 체계'를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우주항공과 원자력 분야에서 활용되는 고분자 소재는 높은 내열성과 기계적 안정성, 방사선 저항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극한 방사선 환경에서는 소재 표면에 뚜렷한 손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내부 분자구조가 변할 수 있어 기존의 표면 관찰이나 단일 물성 평가만으로는 장기 내구성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재의 표면과 미세구조, 분자 배열, 화학적 결합, 기계적 물성을 연계해 분석하는 평가 체계를 도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를 활용해 고성능 열경화성 수지인 시아네이트 에스터(CE)에 최대 6.2MGy(메가그레이)의 중성자·감마선 혼합 방사선을 조사했다. 이후 전자현미경과 X선 산란 분석, 나노압입시험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활용해 소재의 변화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고분자 소재는 방사선 조사량이 증가할수록 성능이 일방적으로 저하되는 것이 아니라 약 2.1MGy를 전후해 서로 다른 열화 양상을 보였다.

낮은 조사량에서는 분자 간 화학 결합이 일부 손상되면서 기계적 강성이 감소했다. 반면 높은 조사량에서는 분자 간 재결합과 추가적인 가교 반응이 일어나면서 물성이 회복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이러한 내부 구조 변화에도 전자현미경 관찰에서는 뚜렷한 균열이나 표면 손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방사선에 의한 소재 손상이 외관상 드러나기 전에 분자·나노 수준에서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우주항공 및 원자력 분야에서 사용되는 고분자 소재의 방사선 저항성을 평가하고, 장기 내구성과 수명을 예측하는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 소재의 방사선 열화를 단순한 물성 저하가 아닌, 분자구조의 변화와 재구성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석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고분자 소재와 극한 방사선 환경으로 평가 체계를 확장해 우주항공 및 원자력 분야의 소재 신뢰성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고분자 소재 시험·평가 분야 국제학술지 '폴리머 테스팅(Polymer Testing)' 164호에 게재됐으며, 이달 6일 온라인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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