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내달 16일 준비기일 한 차례 더 열기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이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 도피시킨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0-1부(이상호·이재신·이혜란 고법판사)는 윤 전 대통령 등의 범인도피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함께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공판준비기일도 함께 진행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이날 윤 전 대통령 등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추가 증거 제출과 공소장 변경을 원한다며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 측은 "공소장 변경도 예정돼 있고 증인 및 사실조회 신청도 할 계획"이라며 "항소심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범위에서 증거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 측은 추가 증인신문이나 증거조사는 불필요하다고 맞섰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별한 의견은 없지만 (특검 측이 요청한) 추가 증인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법무장관의 변호인은 "특검이 추가로 제출하려는 증거는 수사외압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조서 등"이라며 "수사외압 사건은 직권남용 여부를 다투는 것으로, 이 사건 범인도피죄 성립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이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부분도 공소사실 자체가 아니라 배경사실에 관한 것"이라며 "이를 이유로 공판준비기일을 추가로 열어달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들은 뒤 "이 사건을 법에 정한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 측에 "공소사실에 대한 부분인지, 배경사실에 대한 부분인지 명확히 해달라"며 "배경사실은 의견서 기재로 가능한 것인지, 꼭 공소장을 변경해야 하는지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향후 공판 일정 협의 등을 위해 내달 16일 오전 10시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이날 준비절차를 종결하고 향후 공판기일을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1심은 지난달 “국가원수로서의 인사권 행사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이후인 2024년 3월 해당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종섭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로 임명한 혐의로 이명현 특검팀에 의해 기소됐다.
이 전 장관은 공수처가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에서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이후 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뒤 출국금지가 해제돼 곧바로 호주로 떠났다.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도피성 출국'이라며 이 전 장관을 고발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했고 이 전 장관은 11일 만에 귀국한 후 사임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면 ‘VIP 격노설’ 등을 비롯해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이를 차단할 목적으로 대사 임명을 추진했다고 판단했다.
조 전 실장과 장 전 차관은 2023년 11~12월 외교부를 대상으로 호주대사를 교체할 것을 지시·독촉한 혐의, 이 전 비서관은 인사검증보고서를 이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는 등 호주 도피를 도운 혐의가 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