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속 성과 배분 이견…임단협 장기화에 파업 확대

국내 조선업계가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 배분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노조 지도부가 잇따라 고공농성에 나섰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김동하 HD현대중공업 노조 지부장은 18일 울산 본사 대조립1공장 인근 25m 높이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한화오션에서도 김유철 노조 지회장이 이달 8일부터 거제사업장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원청과의 교섭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 고공농성에 나선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6명 중 4명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 노사는 수개월째 협상을 이어왔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30일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일시금 1100만원 및 200%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이달 2일 조합원 투표에서 52.14%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두 차례 재교섭에서도 추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한화오션도 16일까지 2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제도 개선과 정년퇴직자 재고용 기간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전날 실무교섭에 이어 이날 29차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청노조와도 지난 15일 2차 교섭을 진행했으며 22일 세 번째 교섭을 앞두고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건조 물량 확대에 힘입어 조선업계의 실적이 개선되는 만큼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보상도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임금과 성과급뿐 아니라 복지 수준, 고용 안정 등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보상체계와 인력 운영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잠정합의안에 따른 조합원 1인당 평균 지급 효과가 4056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역시 노사 협의로 도입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성과급 제도를 당장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파업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수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전날부터 23일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루 7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당초 이틀간 간부 중심으로 진행하려던 파업을 전 조합원으로 확대했다. 한화오션 노조도 지난달부터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반복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잇단 파업에 따른 생산 현장 영향도 변수다. 한화오션에서는 지난달 골리앗 크레인 등 주요 설비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일부 생산 공정에 영향을 받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여러 생산 공정이 맞물려 있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하면 당장 큰 차질이 없더라도 향후 건조 일정과 납기 관리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