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필사와 응원이 모여…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

‘이투데이 말투데이’를 읽는 독자가 조성권 멋있는삶연구소장에게 건넨 말이다. 누군가 남긴 짧은 문장을 읽고 적는 일이 자신의 생각과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뜻이다. 명언과 고사성어, 시사용어, 우리말, 유머를 한 편에 담아온 ‘말투데이’가 20일 2000회를 맞았다.
조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0회가 된 줄도 몰랐다.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 전재한다는 독자가 알려줘서 알았다”라며 “결국 찾아낸 것은 말이 아니라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었다”라고 밝혔다.
2018년 10월 4일 이투데이가 석간에서 조간으로 전환하면서 처음 게재한 ‘말투데이’의 출발은 개인적인 공부였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SNS에서 유행하던 명언과 고사성어, 시사상식, 우리말, 유머가 잠깐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까워 따로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명언을 한 이들의 생몰년월일에 맞춰 명언에 어울리는 고사성어와 유머 등을 골라 천 자 정도의 글을 만들어 매일 지인들에게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글을 신문에 싣자는 제안을 받으면서 개인적인 공부가 공적인 지식 채널로 이어졌다.
연재를 지탱한 힘은 독자들에게서 왔다. 짧은 글이라 기억해 써먹기 좋다는 이도, 같은 명언이라도 읽는 사람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는 이도 있었다. 매일 펜이나 붓으로 명언을 필사하는 독자들은 힘들 때마다 응원을 보탰다.
그는 “눈뜨고 있는 시간이면 말투데이에 들어갈 명언 등을 찾았다”라며 독자들이 보내온 반응을 소개했다. 그중 “매일 아침 ‘생각하는 습관’을 배달하는 일을 하시는 거다”라는 말도 있었다. 반면 중문학 교수를 비롯한 독자들이 연일 잘못을 지적해 기사가 올라가는 매일 새벽이 두렵기도 하다.
한 편을 완성하는 과정은 명언을 남긴 인물의 생몰년월일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명언에 어울리는 고사성어를 찾고, 그에 맞는 최근 시사·경제 용어를 배치한다. 우리말에 이어 마지막으로 유머를 골라야 글이 완성된다.
조 소장은 “소재는 인터넷 바다에 널려 있다. 소비 속도가 워낙 빨라 잠깐이면 묻힌다”라며 “수첩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적어두고 정리해 찾는다. 하루가 짧다”라고 전했다.
옛말을 오늘의 지면으로 불러오는 기준은 현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다. 고사성어는 출전이 확실한 고사가 있는 성어를 고른다. 그는 “사회는 복잡하고 다양한 것 같지만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여러 유사 고사성어 중에 오늘날 사회를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될 만한 것을 우선 고른다”라고 말했다.
특히 인성에 관한 성어를 많이 소개한다. 경쟁이 심해지고 자신을 챙기기도 버거워지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줄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기에게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한다는 뜻의 ‘자리이타(自利利他)’는 유일하게 두 번 게재했다.
그는 “남을 돕는 배려심이 결국 나를 살리는 길”이라며 “자리이타가 절실한 사회”라고 짚었다. 짧게 지식을 전하는 데도 원칙이 있다. 시사용어는 언론 지면에 실린 내용을 200자 이내로 요약한다. 우리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유래와 속담, 고운 우리말, 한자가 변한 우리말, 신조어로 나눠 소개한다. 명언과 관련 있는 것을 우선해 고르는 방식이다.
조 소장은 “이 칼럼은 시사 사전이 아니라 기억을 도와주기 위한 코너”라고 설명했다. 새로 생겨나는 말에 대해서는 “뜻을 적확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것도 많아 아쉬움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에 배치하는 유머는 3분의 1가량을 직접 만든다. 나머지는 기존 유머를 명언에 맞게 윤색한다. 그는 “명언을 오래 남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열독률이 가장 높아 유머만 따로 떼어 사방에 퍼 나르는 독자도 많다”라고 전했다.
오랜 연재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많이 공부했고, 이미 알던 것들도 상당 부분 틀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첩에 늘 적어두는 말은 ‘넘겨짚지 마라(毋意)’다. 그는 “좌우명처럼 여기는 글”이라며 “웬만하면 만나서 물어보고 아니면 전화나 문자로라도 상대의 뜻을 올바르게 읽는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