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품 조율’ 방식 대전환
산업 생태계 지각변동 예고

일본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가 2030년까지 전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개별 부품의 사양을 세밀하게 조율하고 최적의 조합을 통해 완성차를 만드는 일본 자동차 업계 특유의 ‘스리아와세(すり合わせ)’ 제조 방식도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게 됐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최근 투자자 대상 기술 설명회에서 독자 소프트웨어인 ‘아린’을 전 차종에 탑재해 전체 약 50개 차종을 SDV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린을 지난해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AV4에 처음으로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는 도요타의 모든 차종에 적용하고 2035년에는 도요타와 제휴한 완성차 업체 차종으로 확대한다.
SDV는 스마트폰처럼 판매 이후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향상할 수 있는 자동차다. 미국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앞서 나가고 있으며, 일본 업체들은 뒤처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빌리티 글로벌이 집계한 ‘SDV 준비도’에 따르면 8월 기준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최고 등급인 ‘레벨 5’와 그다음 등급인 ‘레벨 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은 ‘레벨 1’에 머물러 있다.
그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개별 부품 제조업체와 세부 사양을 조율하고 이렇게 개발된 부품들을 조합해 완성차를 만들어왔다. 이러한 ‘스리아와세’ 개발 방식은 비용과 품질 측면에서 일본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성장을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SDV로의 전환은 차량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제어하는 개발 방식으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연간 1000만 대 이상의 판매 규모를 가진 도요타가 SDV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협력업체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의 ‘피라미드 구조’에 미칠 영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부품업체들은 자동차 제조업체와 개별 부품의 사양을 조율하던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공통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와 고도로 통합된 고성능 부품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제조의 주도권이 개별 부품 공급업체에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