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불 앞둔 대미 무역흑자⋯트럼프 투자 압박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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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사업 개발 투자 압박…정부, 셈법 복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D.C/EPA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가 AI 특수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유력 시 되고 있다.

반가워야 할 소식이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흑자 규모 확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투자 요구 등 통상 압력의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1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흑자는 84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3분기 만에 종전 연간 최대 흑자였던 2024년의 556억달러를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트럼프 1기 당시 100억∼100억달러 안팎이던 대미 무역흑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가파르게 불어났고, 올해는 AI 특수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사상 첫 '1000억달러 벽'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흑자 확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통상 보복 명분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앞서 미국은 한국의 대미 흑자에 불만을 품고 25%의 상호관세를 예고했다가,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약속하자 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이후 양국은 10개월 넘는 협상 끝에 2000억달러 규모의 전략투자 부문을 구체화해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1호)와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2호) 추진에 합의했다.

연합뉴스

최대 화두는 남은 3호 프로젝트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이다. 공동 팩트시트에는 '검토 착수' 수준으로 명시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이 사업을 공개 거론하며 투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상업적 합리성'을 따져 신중히 접근해야 하지 이를 정면만으로 거부할 경우 자동차 등 주력 품목에 대한 관세 보복 재개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진퇴양난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5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의 올해 상반기 대미 무역흑자가 전년 동기 대비 23% 이상 감소한 점도 우리 정부의 협상 입지를 좁히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흑자 급증의 원인을 '미국의 내부 수요'에서 찾는 정교한 방어 논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통상 전문가는 "최근의 대미 흑자 급증은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투자 확대로 반도체·전력기기·철강 등의 현지 수요가 이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며 "전통 주력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오히려 부진하고 향후 인프라 투자가 둔화하면 흑자 폭도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이러한 구조적 요인을 내세워 미국 측의 무리한 투자 요구에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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