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생명·약자 권리는 동의 미달해도 심사…처리결과·이행계획 공개 제안
지방의회에 청원하려면 지금도 의원의 소개를 받아야 한다. 강은호 수원특례시의원이 이 문턱을 낮출 인터넷 주민청원 도입을 지지하면서, 동의 숫자만으로 공익을 재지 말자는 설계안을 내놨다. 주민의 안전과 생명, 사회적 약자의 권리처럼 급한 청원은 동의 기준에 못 미쳐도 따로 심사하자는 것이다.

1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특례시의회 도시미래위원회 강은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세류2·3·권선1동)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직접 민주주의 박람회'에 참석해 직접 민주주의 확대와 시민참여 제도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강 의원은 '지방의회 인터넷 주민청원 도입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서 인터넷 주민청원 도입을 지지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에 청원하려는 주민이 지방의회 의원의 소개를 받아 청원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주민이 조례 제정·개정·폐지를 청구하는 주민조례 청구는 온라인으로도 서명할 수 있다. 국회는 2020년부터 국민동의청원을 운영해 공개 후 30일 안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한다. 지방의회 일반 청원에는 의원 소개라는 관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의원 소개 없이 일정 수 이상 주민의 동의로 청원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2019년 발의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인터넷 주민동의청원이 의원소개 청원처럼 주민의 요구를 의회의 공식 논의로 연결해 정책과 제도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 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의원소개 청원의 접근성 문제도 보완할 수 있다고 봤다.
온라인 전환이 새로운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함께 제시했다. 강 의원은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오프라인 접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온라인 동의 수의 한계도 짚었다. 기초자치단체에 접수되는 인터넷 주민 동의 청원은 조직력을 갖춘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사이에 참여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청원 동의 수를 심사 기준으로 활용하되, 공익성을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별도 검토 절차를 내놨다. 주민 안전과 생명, 사회적 약자의 권리 등 공익성과 시급성이 높은 사안은 동의 기준에 미달했는지와 관계없이 따로 검토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원이 채택된 뒤의 책임도 구체적으로 나눴다. 강 의원은 기초자치단체가 채택된 청원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행정적 조치와 미해결 사유, 향후 대책을 시민에게 공개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의회의 몫도 제시했다. 채택된 청원 가운데 예산 반영이나 조례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예산심사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이행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박람회는 국회의원회관 일대에서 열렸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숙의 민주주의가 서로 보완하는 '제7공화국' 비전과 AI 기본사회, 마을자치정부 등을 주제로 20개 세션이 진행됐다.
강 의원은 "청원제도의 성과는 접수·처리 건수가 아니라 그 청원을 통해 주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로 평가되어야 한다"며 주민의 요구를 공공의제로 발전시키고 정책 이행 여부까지 점검하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