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상반기쯤 신규 입주 풀려
임대차 시장 불안 심화 우려 나와
전매 제한ㆍ한시적 운영 등 대책도

정부가 내년부터 약 1만 명 규모의 중앙행정기관을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2021년 폐지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의 재도입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장 내년 세종시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없는 데다 전·월세 매물도 감소하고 있어 이전 공무원들의 주거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특혜와 투기 논란으로 폐지된 제도인 만큼 재도입하더라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에 따른 주거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에 따르면 수도권에 있는 44개 기관, 정원 기준 9929명이 2031년까지 세종으로 이전한다. 이 가운데 민간 건물을 임차해 청사를 마련할 수 있는 27개 기관, 2995명은 내년 이전을 추진한다.
문제는 당장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114의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추정치에 따르면 세종시의 내년 30가구 이상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0가구다. 신규 입주는 2028년 상반기에야 1122가구가 예정돼 있다.
기존 전·월세 매물도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955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1556건)보다 38.7% 감소했다. 전세 매물은 716건에서 549건으로 23.4%, 월세 매물은 840건에서 406건으로 51.7% 줄었다. 전셋값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4% 올랐다. 전주 상승률(0.11%)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세종시는 애초 인구 50만 명을 목표로 계획된 도시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이전 인원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내년에 3000명 정도가 이전하면 단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가족이 함께 이주하기보다 개인이 먼저 내려갈 가능성이 큰 만큼 원룸이나 오피스텔,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의 임대차 수요가 먼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세종시는 이전 공무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특별공급 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이전고시 시점에 맞춰 광역단체장 차원의 기관 이전 주택 특별공급 도입을 추진하고, 중앙부처 차원의 특별공급도 재개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특별공급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10년 도입됐다. 일반 청약자와 별도로 이전기관 종사자에게 아파트 분양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다. 한때 전체 분양 물량의 최대 70%까지 특별공급으로 배정됐으며, 이후 공급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하지만 운영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과도한 분양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과 함께 투기 논란이 불거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세종시 공무원에게 특별공급된 아파트는 127개 단지, 2만5852가구에 달했다. 이들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가구당 3억1000만원이었지만 2021년 5월 기준 평균 시세는 8억2000만원으로 올라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가 평균 5억1000만원에 이르렀다.
특히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이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이 아닌데도 청사를 건립하고 소속 직원들이 특별공급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기존 주택을 보유한 공무원도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었던 데다 분양받은 아파트에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놓는 사례까지 문제가 되면서 정부는 2021년 7월 제도를 폐지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특혜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특별공급 대상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실거주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무원의 가족 동반 이주를 유도하고 세종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하려면 보완된 특별공급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양원탁·이원도 부연구위원은 올해 발간한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등에 따른 이전기관 종사자 정주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특별공급 재도입을 위한 자격 요건 강화와 투기 방지 장치 마련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특별공급 대상을 이전 결정일 기준 수도권에 거주하는 무주택 가구주로 제한해 기존 세종시 인근 거주자나 주택 보유자가 기관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혜택을 받는 사례를 차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거주 의무와 전매제한을 부과하고 특별공급 기회도 생애 1회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무 위반 시 제재 규정을 마련하고 제도를 5~7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거나 주택 수급 상황에 따라 공급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과거 세종시 특별공급 폐지의 원인은 수혜 대상의 부적절성과 투기적 요소와 관련이 있으며, 제도 재도입을 위해서는 이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도 "직장만 옮기는 게 아니라 가구를 옮기는 것이라면 특별공급 제도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공무원 특별공급은 일반 청약자보다 우선 분양받는 혜택인 만큼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양도소득세나 보유세 등 세제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