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9년 텍사스 포트후드 미군기지 총기 난사범의 총살형은 예정대로 집행하되 이를 생중계하려던 계획은 철회했다. 중간선거를 3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과 종교계는 물론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인 반대가 확인되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니달 말릭 하산의 사형에 대해 “예정대로 총살형에 처해질 것이지만 생중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희생자 직계 가족들은 원할 경우 현장에서 형 집행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무슬림 미국인인 하산은 범행 당시 미 육군 소령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그는 2009년 11월 포트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하고 30여 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2013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그의 사형 집행을 승인했으며 집행일은 12월 3일로 예정돼 있다. 실제 집행될 경우 1961년 이후 65년 만의 미군 사형이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군 총살형이 된다.

논란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난주 형 집행을 일반에 생중계하겠다고 밝히면서 불붙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공개 집행이 유사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민주·공화 양당 정치인과 종교계에서 공개 처형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JD 밴스 부통령도 생중계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가톨릭계는 이를 “야만적”이라고 비판했다.
여론도 등을 돌렸다. 워싱턴포스트(WP)·ABC뉴스·입소스 공동 조사에서 하산의 총살형 자체에는 53%가 찬성했지만, 생중계에는 약 80%가 반대했다.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대부분 집단에서 생중계 반대가 우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중계가 미국이 하산과 같은 테러리스트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줘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많은 선량한 사람들은 생중계나 다른 영상 장치를 통해 그가 죽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이 사전에 논의한 뒤 생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P는 생중계 계획이 실행됐다면 미국이 최근 공개 처형을 실시한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 극소수 국가들과 나란히 놓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공개 처형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형태로, 이번 계획은 미국의 사형제도를 둘러싼 국내외 인권 논란까지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