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아직 초입⋯월가 CEO들 “연 1조달러, 5~10년 더 간다”

“수 세대에 한 번 올 변화, 장기적 사업기회”
“컴퓨팅 수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과잉투자·신용위험에는 경계 목소리

(사진출처 AP뉴시스)

미국 월가 수장들이 AI 투자는 아직 초입에 불과하다며 최근 시장의 불안에도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기업들의 자금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AI는 은행권에 새로운 금융 사업과 생산성 개선의 기회로도 떠올랐다. 다만 과잉투자와 신용위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테드 픽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실적 설명회에서 “AI 투자는 아직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연간 1조달러(약 1345조원) 규모의 설비투자가 향후 5~10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기술 개발과 자금조달이 반드시 같은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기술 발전 속도를 자금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픽 CEO는 이 같은 간극을 메우는 자금조달 지원이 투자은행에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AI 구축은 수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변화”라며 “우리가 이 생태계의 중심에서 신뢰받는 조언자로 인식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 겸 CEO는 “컴퓨팅 수요가 매우 강해 현재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설비를 확충하려는 기업들의 투자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탠 발언이다. 다만 “당연히 어느 정도 혼란도 발생할 것”이라며 “대출과 증권 인수 업무에서 엄격한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AI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가 월가 전반에서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은 것에 대해서도 “(AI로 인한) 막대한 자본 수요와 생산성 향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경제가 괜찮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짚었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는 압도적인 테마”라면서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창출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이 조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먼 CEO도 경계의 목소리를 잊지는 않았다. 그는 “일부 대출 조건이 지나치게 느슨해졌다”며 “차입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계약 조건이라면 그런 거래를 좇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AI는 은행의 경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JP모건은 AI로 노후 정보시스템의 코드를 다시 작성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바넘 CFO는 “완전히 작동하지는 않았지만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이고 생산성을 개선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도 AI 활용으로 금융상품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30~40%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자율적으로 금융거래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확산하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예금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형 은행 경영진은 현재로서는 이런 예금 이동이 ‘AI발 뱅크런’으로 이어질 상황까지 예상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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