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저 회장 "한국은 새로운 자동차 기술의 트렌드 만드는 시장"
최고출력 888마력·주행거리 600㎞…가격 3억3000만원부터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칸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토르칼(Torcal)’을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전형적인 벤틀리는 주행의 품질과 편안함, 스포티한 정신을 갖춘 자동차”라며 “토르칼은 퍼포먼스와 편안함 모두에서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벤틀리모터스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토르칼을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벤틀리의 한국 시장 공식 진출 2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벤틀리는 전동화 시대에도 브랜드 고유의 주행 성능과 안락함, 장인정신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벤틀리 제품군에 네 번째로 합류하는 모델이다. 브랜드 최초의 도심형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순수 전기차로, 기본형 토르칼과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 등 두 가지로 출시된다.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까지 전 과정은 영국 크루에서 이뤄진다.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활성화 시 최고출력 888마력(PS), 최대토크 137.7㎏·m(135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초에 불과하다. 기본형 토르칼 역시 최고출력 821마력, 최대토크 121.7㎏·m의 성능을 갖췄으며 시속 100㎞까지 3.4초 만에 도달한다.

11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최대 600㎞를 주행할 수 있다. 400kW급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6분이 걸린다. 다만 국내 출시 모델의 세부 제원은 인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벤틀리는 강력한 성능과 함께 안락한 승차감에도 공을 들였다. 토르칼에는 브랜드 최초로 풀 액티브 서스펜션과 어댑티브 2밸브 댐퍼가 적용됐다. 노면 상태와 운전자의 조작에 따라 각 바퀴의 움직임을 독립적으로 제어해 차체의 흔들림을 줄이고 승차감을 높이는 기술이다.
전자제어식 사륜 조향 시스템도 기본 적용됐다.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할 수 있어 회전반경은 11.1m에 불과하다. 전장이 약 5m에 달하는 차량이지만 좁은 도심 도로에서도 기동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외관에는 벤틀리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됐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수직으로 세워진 전면부를 통해 브랜드 특유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전면부에는 조명이 적용된 다이아몬드 그릴을 배치했으며, 지난해 공개된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도 양산차 최초로 적용했다.
실내에는 벤틀리의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고급 소재가 대거 사용됐다. 가죽과 울, 베니어, 알루미늄 등을 활용했으며 영국 직물업체 폭스 브라더스와 협업해 개발한 100% 메리노 울 차량용 패브릭도 선택할 수 있다. 시트에는 16방향 전동 조절과 열선·통풍·마사지 기능이 적용된다.
전기차에서도 벤틀리 특유의 주행 감성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도 도입됐다. ‘벤틀리 다이내믹 심포니’는 드럼과 비올라, 베이스 기타 등 실제 악기 연주를 바탕으로 제작한 사운드를 차량의 속도와 구동력에 맞춰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음을 단순히 모방하는 대신 운전자에게 청각적인 주행 피드백을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이날 행사에는 발리저 회장을 비롯해 크리스토프 조르주 세일즈·마케팅 총괄 이사, 로빈 페이지 디자인 총괄, 데이브 헤이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등 벤틀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발리저 회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자동차 기술이 한국에서 받아들여지면 전 세계에서도 통용된다고 할 정도로 한국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신기술 도입 속도가 빠르고 고객층도 상당히 젊다”고 평가했다.
초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발리저 회장은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들도 전기차 시장에 계속 진출하고 있고, 고객들의 수용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토르칼이 실제 고객들에게 인도되는 2027년은 상당히 의미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기술이 충분히 성숙했고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도 갖춰지고 있다”며 “대중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용도 역시 높아지고 있어 토르칼을 선보이기에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차로의 전면적인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지는 않다”며 선을 그었다.

벤틀리는 2006년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이후 국내 파트너들과 협력해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왔다.
데이브 헤이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한국은 지난 20년간 벤틀리의 여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서울에서 토르칼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토르칼의 국내 주문 접수는 15일부터 시작된다. 기본형과 토르칼 S의 국내 판매 가격은 모두 3억3000만원부터이며 선택 사양에 따라 달라진다. 첫 고객 인도는 2027년 말 시작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