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약 4개월 만에 34% 넘게 폭락한 하락장에서 외국인은 과감한 현금화로 손실을 피한 반면, 개인은 떨어지는 칼날을 받아내며 최악의 매매 성적표를 받게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6.54포인트(0.44%) 하락한 6008.81에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3114억원, 외국인이 1조179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기관만이 홀로 803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22일 9114.55에서 10월14일 6008.81로 3105.74포인트(34.07%) 하락했다. 이 기간 총 77거래일 중 지수가 상승 마감한 날은 39일, 하락 마감한 날은 38일로 집계됐다. 지수 등락에 따른 투자 주체별 일별 순매수 및 순매도 흐름을 분석한 결과 하락 국면에서의 매매 성패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번 하락장에서 가장 영리하게 매도 타이밍을 잡은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하락한 38일 중 33일(86.8%) 동안 집중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며 하락일에만 84조원 이상의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지수가 고점에서 34.07% 주저앉는 대세 하락 국면에서 과감하게 84조443억원을 순매도해 대규모 자금을 조기에 현금화함으로써 추가 폭락에 따른 자산 평가손실을 피했다. 외국인은 지수가 상승한 39일 동안에도 순매수 21일, 순매도 18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반등장 추격 매수를 자제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하락 추세가 이어지는 내내 역추세 매수로 일관하며 가장 뼈아픈 매수를 기록했다. 개인은 지수가 하락한 38일 중 무려 33일(86.8%) 동안 순매수를 감행했고 하락일에 매수한 금액만 87조원을 상회했다. 지수가 단기 반등 없이 3100포인트 넘게 밀려나는 구간에서 저가 매수를 노리고 총 25조6494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이는 하락 추세의 바닥을 섣불리 예단하고 떨어지는 칼날을 맨손으로 받아낸 셈이 됐다.
개인은 지수가 상승한 39일 중 32일(82.1%) 동안 순매도를 기록하며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 국면마다 단기 차익을 실현하거나 손실을 줄이려는 매매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반등 시 매도한 금액보다 하락 시 매수한 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탓에 정리하지 못한 대규모 잔여 물량이 지속적인 지수 하락 압력에 그대로 노출되며 평가손실 폭을 키웠다.
기관 투자자는 철저한 추세 추종 매매로 손실 방어에 집중하며 실익을 챙겼다. 기관은 하락일 38일 중 27일(71.1%) 동안 순매도하며 위험 자산 비중을 25조원 넘게 축소했고 상승일 39일 중 31일(79.5%) 동안 순매수하며 반등에만 선별적으로 대응했다. 누적 순매수 규모를 6조8128억원 수준으로 철저히 통제해 외국인의 투매 충격을 개인처럼 온몸으로 떠안지 않고 리스크를 관리했다. 결국 이번 급락장은 유동성을 확보한 외국인의 '성공적인 엑시트'와 바닥을 잡으려다 물린 개인의 '물타기 실패'로 요약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강세 전환했으나, 국제 유가 상승과 AI 모멘텀 부진, 미국 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에 반등폭은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