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고·문페이 법인 설립·신고 추진…OKX는 코인원 투자
이달 기술 협력 잇따라 공개…결제·수탁·토큰화 사업 준비

미신고 가상자산 영업에 대한 차단이 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코인 기업들이 신고·투자·협력 등 방식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구체화한다. 법인 설립과 사업자 신고, 국내 거래소 투자에 이어 이달 들어 금융서비스에 필요한 기술협력도 잇따라 공개됐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공식 사이드 이벤트 명단에서 행사명이나 유형에 기관을 명시한 등록 항목은 지난해 9건에서 14건으로 늘었다. 국내 은행·보험·증권사와 해외 기업이 만나 구체적인 사업 적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미신고 영업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사업자와의 정식 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의 사업 기반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일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웹사이트 27건에 대한 국내 접속차단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FIU는 대체 사이트도 점검하고 추가 심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KBW 기간 국내 금융사와 공동 행사·포럼을 마련하며 협력사·고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금융기관용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캔톤재단(Canton Foundation)은 기관 대상 비공개 포럼을 열었다.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기업 리플(Ripple)과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은 각각 교보증권·교보생명과 SBI홀딩스 등이 참여하는 별도 행사를 마련했다. 리플은 토큰화 자산의 보관·결제를,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금융기관의 기술 도입을 다뤘다.
국내 영업 기반을 직접 확보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해외에서 기관용 가상자산 수탁 사업을 해온 비트고(BitGo)는 국내 파트너와 비트고코리아를 설립하고 8월 VASP 신고 수리를 마쳤다. 주요 주주인 하나금융그룹·SK텔레콤과 금융사·기업 고객 대상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결제 인프라 기업 문페이(MoonPay)도 지난달 한국 법인을 출범하고 내년 VASP 신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에 대한 투자도 진출 경로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는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코인원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 코인원은 7월 FIU의 대주주 변경신고 수리를 마치면서 국내 금융사와 해외 가상자산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주주 체제를 갖췄다.
이달 들어서는 금융서비스에 필요한 기술협력이 잇따라 공개됐다. 메리츠증권은 7일 리플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현행 규제와 증권업 업무 범위에서 수탁·토큰화 인프라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LG CNS는 6일 전자지갑과 거래처리 등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용 블록체인 플랫폼 ‘기틀(KITL)’을 출시했다. 서클·캔톤재단 등 5곳과 협력해 국내 규제에 맞는 디지털자산 인프라와 토큰화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국내 기업의 플랫폼을 해외 금융서비스와 연결한 사례도 나왔다. 블록체인 수이(Sui) 개발사 미스틴랩스(Mysten Labs)는 12일 삼성월렛의 미국 이용자 대상 USDC 송금 지원 협력을 소개하고 한국 기관들과의 추가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전문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Four Pillars)는 “한국 시장에 필요한 파트너십의 성격이 상장과 마케팅을 넘어 지급결제, 수탁, 자산 토큰화, 기관용 금융 인프라 구축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투자자 자금을 확보하는 시장에서 실제 사업을 전개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