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5개·JTX·산단 물량 요청…종중 봉안시설 부지·근로자 숙소 PF완화도 건의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3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각각 서한을 보냈다.
철도·도로의 국가계획 반영부터 산업단지 물량, 국가산단 종중묘지 이전 부지, 건설근로자 숙소 자금까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현장에서 막힌 문제를 한꺼번에 정부에 올렸다. 국가산단 부지 조성이 11월 시작되고 2027년 말 반도체 생산시설(팹) 착공을 앞둔 시점이다.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시장은 홍 장관에게 보낸 서한 첫머리에서 정부가 6월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수도권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기에 완성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점을 꺼냈다.
이어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과 인적·물적 자원의 이동을 위해서는 도로와 철도 등 연계교통망이 빠른 속도로 구축돼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11월 국가산단 부지 조성 작업이 시작되고, 2027년 말 반도체 생산시설(fab)이 착공되면 건설근로자의 이동과 공사차량 증가로 주변 교통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5개 철도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남부 광역철도 신설 △경강선 연장 △분당선 연장 △경기남부동서횡단선 신설 △수서고속철도(SRT) 수서역~평택지제역 복복선화와 구성역 신설이다.
경기남부광역철도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역에서 수서역과 성남 판교, 용인 신봉·성복동, 수원 광교를 거쳐 화성 봉담까지 50.7㎞를 잇는다. 4개 도시에 정거장 22개를 두는 계획으로, 추정 사업비는 5조2750억원이다.
용인·수원·성남·화성 4개 시가 2024년 함께 진행한 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1.2로 나왔다.
앞서 이 시장은 2022년 10월부터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의 대안으로 이 노선을 3개 시와 논의해 왔다.
공동 대응도 이 시장이 앞장섰다. 9월3일 4개 시 시민연합회 대표들이 이 시장을 찾아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하자, 이 시장은 신상진 성남시장에게 연락해 공동 입장 발표를 제안했다.
두 시장은 10월1일 성남시 분당구 대장근린공원에서 시민연합회 대표들과 공동 결의대회를 열고 공동건의문에 서명했다. 앞서 용인·성남·화성·오산시가 5월 국토부에 함께 제출한 국가철도망 반영 촉구 서명부에는 시민 7만980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노선도 반도체 클러스터와 맞닿아 있다. 경강선 연장은 경기 광주에서 에버랜드와 이동·남사 국가산단을 거쳐 남사까지 약 38㎞를 잇는 일반철도다. 분당선 연장은 기흥역에서 동탄2를 지나 오산까지 약 16.9㎞를 연결한다. 경기남부동서횡단선은 이천 부발읍에서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과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단, 동탄, 병점을 거쳐 전곡항까지 89.4㎞를 잇는다.
이 시장은 서울 잠실에서 이동·남사국가산단과 청주국제공항을 거쳐 오송역을 잇는 135㎞의 중부권광역급행철도(JTX) 조기 착공도 요청했다. 2025년 8월 국토부가 의뢰해 진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서둘러 마무리해 달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중부권 광역급행철도(JTX)가 구축되면 수도권과 중부권 간 교통 불균형을 해소하고, 반도체 산업 인재들의 클러스터 간 왕래가 편리해지고, 관련 물류의 이동도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용인·화성·광주시는 5월 JTX 조기 착공을 촉구하는 시민 10만5445명의 서명부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당시 서명부를 받은 사람이 국토부 제2차관이던 홍 장관이다.
도로 분야에서는 국지도 57호선(원삼~마평)이 8월26일 기획예산처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제6차 국도·국지도 일괄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한 사실을 짚었다. 예타 미대상(500억원 미만) 사업으로 건의한 국지도 82호선(이동 송전~묘봉)은 하반기 확정·고시될 '제6차 국도·국지도 계획'에 최종 노선으로 반영해달라고 했다.
지방도321호선(남곡사거리~봉명사거리) 확장과 한숲시티~국가산단 서측 연계노선 신설, 백옥대로 확장·신설, 산단 진출입 나들목(IC) 개설, 주요 교차로 개선도 국가산단 조성 일정에 맞춰 추진되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서한에는 보도자료에 담기지 않은 현장의 숙제도 적혔다. 시는 SK하이닉스 일반산단 인근 원삼3 일반산단 추진을 위해 2026년 2분기 산업단지 물량 공급을 요청했지만 "우선적으로 기존 공급 물량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배정받지 못했다. 이 시장은 기존 물량은 다른 산단 계획에 모두 쓰여 남은 가용물량이 없다고 설명했다. 원삼3 일반산단은 반도체 실수요 산업단지로 '제4차 수도권정비계획'상 스마트 반도체 벨트에 자리하고 있다며 국토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입주 수요도 근거로 들었다. 시가 최근 민간 제안 산업단지 수요를 조사한 결과 투자의향서 8건이 들어왔다. 이 시장은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며 2027~2029년 산업단지 물량 공급계획에 용인시 수요를 반영해달라고 했다.
이동·남사읍 국가산단 부지에는 24개 종중의 땅이 편입돼 있다. 이 가운데 15개 종중의 분묘가 있다. 종중원들은 국가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협조하고 있지만, 분묘를 옮길 대체 부지를 구하기 어려워 보상이 지체되고 있다.
이 시장은 종중 묘지는 단순한 재산보상의 대상이 아니라 선조 봉안의 연속성과 종중 간 유대, 지역공동체의 전통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원활한 토지보상을 위해 국가산단 토지이용계획을 세울 때 종중 봉안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는 '기타시설용지'를 확보해 달라고 건의했다.
산단의 조기 가동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LH, 삼성전자가 긴밀히 협력할 틀도 요청했다. 기존 '국가산단 범정부 추진지원단'을 대체할 중앙정부 중심의 '민·관·공 협의체'를 서둘러 꾸려달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서한 끝에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국가 첨단전략산업 경쟁력의 토대이자 지역과 상생하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적었다.

숙소 문제는 이억원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꺼냈다. 이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건설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건설인력이 용인으로 유입되고 있어 이들이 공사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주거시설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시는 원삼면 일반산단 건설 현장에 최대 2만6000여 명의 근로자가 투입될 것으로 보고, 공사 인력이 몰리는 2028년 8월까지 숙소를 공급하기 위해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인허가를 마친 숙소는 임대형 기숙사와 오피스텔, 임시숙소 등 9634호다. 6112호는 심사 중이다. 심사 중인 사업이 허가를 받고 자금을 제때 조달해 예정대로 공사하면 모두 1만5746호가 공급된다.
걸림돌은 자금 조달이다. 서한에 따르면 임대형 기숙사 건축허가를 받고도 착공에 필요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과정에서 금융기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은 "현행 부동산 PF 규제는 일반적인 수익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기준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 산업단지 배후시설 성격의 근로자 숙소 건설 사업에도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 필요한 자금 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근로자 숙소 건립을 위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개별 사업의 착공 지연에 그치지 않고, 국가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적기 가동에 필요한 건설인력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건설근로자용 임대형 기숙사 등에 대해서는 PF 건전성 심사 때 자기자본비율 산정기준을 예외적으로 완화하거나 별도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은 대한민국 미래산업 경쟁력 확보와 직결돼 있다"며 "국가 첨단산업의 기반이 될 건설근로자용 주거 인프라가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검토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