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유럽 시장 점유율 회복 기대
IAA 통한 배터리 원산지 요건 강화도 호재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입 제한에 나서면서 국내 배터리업계의 유럽 시장 점유율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에 이어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유럽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릴 전망 때문이다. 여기에 EU가 추진 중인 산업가속화법(IAA)까지 시행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EU와 중국은 지난 9일 중국산 일반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EU 수출을 제한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EU는 내년부터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간 수입 물량을 35만대로 제한하고 이후 매년 6%씩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입 규모가 최대 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수입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EU는 2024년 10월부터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기존 기본 관세 10%를 포함해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일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기본 관세 10%만 적용되면서 중국 업체들은 이들 차종을 중심으로 유럽 수출을 확대해 왔다.
중국 업체들의 유럽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 점유율은 2024년 10월 3.5%에서 올해 8월 25.5%까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입 제한으로 중국산 차량의 시장 잠식 속도가 둔화하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 회복과 함께 국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가 추진 중인 산업가속화법도 국내 배터리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법안 초안에는 공공조달 및 특정 공적 지원 대상 전기차에 대해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 가치의 70% 이상을 EU산으로 조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배터리는 셀을 포함한 주요 부품 3개 이상에 대해 원산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법 시행 3년 후에는 5개 이상으로 확대된다.
특히 한국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 원산지 동등 인정 규정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유럽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부담을 줄이고 신규 수주를 확대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산업가속화법은 아직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원산지 인정 기준과 적용 범위에 따라 수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에 이어 유럽의 중국산 차량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내년부터 국내 배터리업계의 가동률 개선과 실적 회복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중국산 차량에 대한 수입 제한과 역내 공급망 강화 정책이 맞물리면 국내 업체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 회복과 신규 수주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