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공장 투입 길 열렸지만…노조 협의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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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도체·자동차·조선·물류 현장 실증 허용
피지컬 AI 확산 속 고용·직무전환 놓고 노사 협의 불가피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가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에서 자동차 제조 작업을 학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부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물류 등 주요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허용하면서 제조업의 AI 전환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실제 생산현장 확산 과정에서는 기존 일자리 대체를 우려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가 제6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이동형 휴머노이드의 산업현장 실증을 허용하면서 사람이 일하는 공간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접 투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규제 장벽이 낮아지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조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의 현장 적용을 검증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이송을 넘어 부품 세척이나 차체 부품 안착, 적재 등 기존 작업자가 담당하던 공정까지 실증 대상에 포함되면서다. 특히 사람 중심으로 설계된 생산라인에 투입할 수 있어 향후 반복·위험 작업을 중심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도 휴머노이드 도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물류·조립 등 제조 전 공정에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개발 중이며, 2028년부터 미국 생산현장을 시작으로 아틀라스를 실제 제조공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로봇 투입이 기존 근로자의 고용과 직무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올해 1월 아틀라스의 생산현장 투입 계획이 공개된 뒤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봇의 대량 투입이 생산직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올해 현대차·기아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도 AI와 로봇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현대차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기아 노사도 미래 산업전환과 고용안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로봇 도입 자체를 막기보다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고용과 직무 변화 문제를 노사 협의 대상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접점을 찾은 셈이다.

산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확산을 단순히 인력 대체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작업자의 역할을 바꾸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복적이거나 위험도가 높은 공정을 로봇이 맡고 기존 근로자는 로봇 운영과 유지보수, 품질관리 등으로 직무를 전환하는 방식이다. 기업들 역시 그동안 로봇을 반복·위험·기피 작업에 활용하고 새로운 로봇 관련 직무를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가 제조현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려면 기술력이나 생산성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존 근로자의 직무 전환, 고용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병행돼야 실제 산업 확산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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