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4곳 직원 1년 새 1938명 줄어
고직급 인력 적체 해소·신사업 인재 확보 병행

건설업계의 고용 한파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인력 운용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희망퇴직과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인력 효율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원전·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분야에서는 미래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8월 건설업 취업자는 18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만2000명(1.7%)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2024년 5월부터 28개월 연속 줄어들며 고용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고용 불안은 현장 근로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8월 건설업 비자발적 이직자는 30만8663명으로 1년 전보다 26.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임시·일용직이 98.5%를 차지했다. 비자발적 이직에는 고용계약 종료와 구조조정, 해고 등이 포함된다.
현장 임시·일용직뿐 아니라 주요 건설사에서도 직원 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 4곳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총 2만1784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2만3722명)보다 1938명(8.2%) 감소한 규모다. DL이앤씨가 847명(15.2%)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GS건설 487명(8.9%) △대우건설 357명(6.5%) △현대건설 247명(3.5%) 순이었다.
다만 직원 수 감소를 모두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건설업은 프로젝트별로 인력을 운용하는 특성이 있어 대형 현장이 종료되면 계약직 직원의 계약 만료 등으로 인원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과거 사업 확대에 맞춰 신규 채용을 늘렸다면 최근에는 장기 불황으로 누적된 인력 적체를 해소하는 동시에 신사업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선별적으로 확보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4월에 이어 이달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근속 3년 이상 정직원 가운데 수석급과 직급 장기 체류자, 근속 15년 이상 또는 45세 이상 직원 등이 대상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12월 희망퇴직 성격의 '커리어 리빌딩'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인프라사업본부를 플랜트사업본부 산하로 통합하고 임원 조직을 약 20% 축소했다.
업계에서는 장기화한 업황 부진과 고직급 인력 적체가 맞물리면서 조직 재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신규 인력을 계속 뽑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업이 정체되면서 고직급 인력이 쌓이는 구조가 됐다"며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책임급이고 사원·대리급은 적은 역삼각형 인적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사들은 신규 채용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사업을 수행할 저연차·전문기술 인력은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직을 별도 모집 분야로 편성했다. 현대건설은 원전·뉴에너지 분야, 대우건설은 원자력 설계·사업관리 직무의 인력 확보에 나섰다. GS건설도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관련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하지 않았던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도 올해 하반기 공채를 재개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회사별 경영 상황에 따른 결정이지만 신규 채용은 중장기적인 인력 운용을 위한 것"이라며 "당장 채용을 중단하면 향후 조직의 허리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