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선물·옵션·주식으로 확대⋯국내는 규제에 제약
과세 형평성 논란까지⋯도입 일정 미제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선물·옵션과 주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동안 국내 거래소는 규제에 막혀 현물 중심 구조에 머무르고 있다. 현물 거래 위축에 과세 형평성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을 높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의 ‘2026년 2분기 가상자산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각 시장 상위 10개 중앙화 거래소(CEX)의 현물 거래대금은 전 분기보다 27.9% 감소한 1조9500억달러로 집계됐다. 무기한선물 거래대금도 10.0% 줄어든 12조7000억달러를 기록했지만 감소율은 현물보다 낮았다.
국내 현물 거래도 줄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구 코빗)·고팍스의 현물 거래대금은 1분기 약 2188억달러에서 2분기 약 1467억달러로 33.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현물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해외 거래소는 파생상품으로 거래 수요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만기 없이 자산의 가격 변동에 투자하는 무기한선물이다. 일반 선물·옵션과 주식 거래로도 상품군을 확대한다.
코인베이스는 이달 1일 국제거래소와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비트의 통합을 완료했다. 현물과 선물·옵션을 함께 제공하는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투자자와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기관투자자의 옵션 거래 접근을 확대하고, 연말에는 현물·파생상품·주식을 한곳에서 거래하는 전문 플랫폼 ‘코인베이스 프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낸스도 올해 금·은 연계 상품을 시작으로 주식·주가지수 등으로 무기한선물 거래 대상을 확대한다. 코인 거래에 쓰이던 방식이 전통 금융자산으로 확장되면서 거래소 간 경쟁 범위도 커졌다.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거래소는 여전히 글로벌 현물시장에서 상당한 거래 규모를 유지한다. 그러나 현행 규제상 가상자산 파생상품을 취급할 수 없어 해외의 상품 확대에 대응하기 어렵다. 상품 선택지와 위험회피 수단에 따라 이용자의 거래소 선택이 달라지면 현물 거래 규모만으로 현재의 위상을 유지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에 업계는 현물·선물 통합 서비스와 위험회피 수단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과세 차이도 해외 거래 유인을 키울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행법대로 내년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과세가 시행되면 국내외 현물 매매차익은 과세 대상이 된다. 반면 해외 거래소의 가상자산 선물·옵션 수익은 과세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 더 다양한 상품을 거래하는 데다 과세 부담에도 차이가 생기면 국내 현물 거래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외 한국 주식 연계 무기한선물의 성장에 따른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짚었다. 그는 “국내에서도 무기한선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무기한선물의 제도권 편입에 따른 거래방식과 수익구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무기한선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파생상품의 국내 도입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파생상품 허용 시점을 묻고 서면답변을 요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본법 전반에 대해 “관련 내용은 이미 준비해 놓았고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파생상품 도입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