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은 지난달 21일 25사단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들이 큰 부상을 입은 사건과 관련해 “북한군의 명백한 도발이자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의미가 우리 군을 겨냥한 북한군의 ‘공격’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꺼렸다. ‘도발’이지만 ‘공격’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전 GOP사단 참모 및 수색대대장 등 군 출신들은 “도발과 공격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필요 없는 일”이라며 “특히 이번 사건은 우리 군을 노린 공격 의도가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합참·유엔군사령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조사 및 과학수사 결과 발표가 대한민국과 우리 군을 겨냥한 북한의 공격을 뜻하냐는 질문에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공격으로 보는 것인지 재차 질문해도 "도발이라고 보고 있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공격’이라고 말하기를 꺼리는 차원을 넘어서 국방부 한 관계자는 “공격이 아닐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가 북한에 역이용 당한 논리와 같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격으로 볼 수 없는 이유에 대해 “2015년 목함지뢰 사건의 경우 우리 군이 매일 드나드는 곳에 지뢰를 놔뒀기 때문에 공격이지만 이번에 지뢰가 폭발한 지역은 수십 년간 아무도 다니지 않던 곳에 지뢰를 매설했기 때문에 공격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군 참모 출신들은 이 같은 설명에 대해 ‘궤변’이자 ‘말장난’이라고 일갈했다. 수색대대장으로 DMZ 미확인 지뢰지대 수색로 개척 작전을 수행했던 예비역 대령은 “도발과 공격을 구분하는 것도 어이가 없는 일”이라면서 “그렇다고 쳐도 (이번 지뢰 폭발 현장) 사진을 봤을 때 딱 통로가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번 지뢰는 우리 군이 접근할 수 있는 길목에 냉전 때 쓰던 지뢰가 아닌 최신 지뢰를 연달아 4개 쭉 놔둔 것”이라며 “이쪽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잡겠다는 충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의 국경선 요새화 목적 중 하나가 귀순자들을 차단하려는 건데 그 목적이라면 지뢰가 더 북쪽에 있어야 한다”며 “북한군도 우리 군이 DMZ 작전을 한다는 걸 알고 있고 일부 통로는 노출도 되고 순전히 우리 DMZ 작전하는 수색 병력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방 GOP사단 정보참모 출신 예비역은 “(이번 지뢰 폭발) 현장에는 아군 수색부대가 수십 년간 밟고 다니며 다져놓은 ‘DMZ 수색로’가 뚜렷이 뻗어 있다”며 “짐승이 다녀서는 생겨날 수 없는 그 길이 우리 GP로 돌아나오는 아군의 순찰로임을 뻔히 알면서도 저런 소리를 한다”고 비판했다.
GOP사단 작전참모 출신 예비역도 “북한군이 지뢰지대를 만들었는데 우리 군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지뢰를 매설해 놓은 것”이라며 “넓은 지역에 아무 데나 묻어놓고 밟기를 기다리는 건 멍청한 짓이고 북한군도 바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딱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예비역 역시 “우리 군인들이 거기 왜 가게 됐냐”고 반문하면서 “북한군이 와서 지형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간 것 아닌가. 우리 군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지뢰를 묻은 것”이라며 국방부 관계자 말에 대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공격이라는 말을 피하는 이유에 대해 “만약 공격을 했다고 하면 거기에 상응한 보복을 하도록 우리 매뉴얼에 돼 있으니까 피하는 것”이라며 “도발이라는 말을 계속 쓰는 이유는 공격은 의도가 있고 도발은 의도가 없다는 식으로 끌고 가는 것인데 말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군의 도발 의도를 검증하고 있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정치적인 발언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색대대장 출신 예비역 대령은 “통합방위법상 합심조라는 게 있다”며 “경찰, 방첩사, 정보사 그리고 지뢰 폭발의 경우 폭발담당관 등이 현장에서 조사해서 대공용의점 여부(주체)와 의도도 같이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과 절차가 있고 그 주체는 군이며 통일부는 주축도 아니고 전문성도 없고 권한도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