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교복값까지 짬짜미…대리점 10곳 ‘학교 나눠먹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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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19개 중·고교 입찰 51건 담합 적발…8곳에 과징금 1억200만원 부과
영천에선 7년 넘게 낙찰 순번 정해…대표 바뀐 뒤에도 담합 이어가

▲교복대리점 간 학교 목록 및 투찰가격을 합의한 카카오톡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학생들의 교복값을 놓고 경쟁해야 할 대리점들이 낙찰업체나 입찰가격을 미리 정해 학교 납품 물량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중·고등학교 19곳의 입찰 51건에서 경쟁업체를 들러리로 세우거나 번갈아 낙찰받을 순번을 정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을 막았다. 일부 업체는 대표가 바뀐 뒤에도 합의를 이어가며 7년 넘게 담합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기 용인과 울산, 경북 영천의 교복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대리점 10곳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 가운데 8곳에 과징금 총 1억2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담합은 학교가 입찰로 납품업체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교복을 일괄 공급하는 ‘학교주관구매’ 과정에서 벌어졌다. 학교는 시·도교육청 협의회가 정한 교복 상한가격 내에서 제품 규격과 가격 등을 심사해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영천에서는 스마트학생복 영천점과 엘리트학생복 영천점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개 중·고교의 입찰 29건에서 담합했다. 두 대리점의 당시 대표들은 한 고등학교의 교복 샘플 설명회에서 만나 경쟁을 피하고 학교를 나눠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학교별로 직전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가 다음 입찰에서 낙찰받는 ‘낙찰 순번제’를 운영했다. 대표가 바뀐 뒤에도 새 대표가 합의를 이어갔다. 2024년부터는 낙찰받을 업체가 33만8000원, 들러리 업체가 34만원을 써내기로 입찰가격까지 맞췄다.

▲교복 입찰 심의 결과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용인시 처인구에서는 스마트학생복·아이비클럽·엘리트학생복·쎈텐학생복 용인점 4곳이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개 중·고교의 입찰 15건에서 담합했다.

스마트학생복 용인점은 2023년부터 낮은 가격에 수주하는 것을 피하고 목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낙찰받고 싶은 학교 명단을 다른 대리점에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다른 업체들은 들러리로 참여하거나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협조했다. 이 가운데 입찰가격까지 합의한 일부 계약의 낙찰가격은 예정가격의 평균 98.29%에 달했다.

울산 남구에서는 아이비클럽 울산남구점과 스마트학생복 남구점이 2022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6개 중·고교의 입찰 6건에서 담합했다. 과거 다른 사업체에서 함께 근무했던 두 대표는 카카오톡으로 학교별 낙찰업체와 입찰가격을 정했다. 6건 중 5건에서 합의한 대로 계약을 따냈다.

용인시 기흥구에서는 스마트학생복 신갈점이 지난해 8월 한 중학교의 교복 입찰에 혼자 참여해 유찰되는 것을 막으려고 스쿨룩스 기흥점에 들러리 참여를 요청했다. 스쿨룩스 기흥점은 전달받은 가격대로 입찰에 참여했고, 스마트학생복 신갈점이 계약을 따냈다.

과징금은 용인 처인구 4곳에 총 7200만원, 울산 남구 2곳에 총 900만원, 영천 2곳에 총 2100만원으로 결정됐다. 용인 기흥구 2곳에는 담합한 입찰이 1건으로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시정명령만 내리기로 했다.

공정위는 2010년 이후 전국에서 교복 입찰담합 사건 총 52건을 적발해 제재했다. 올해 5월부터는 16개 시·도교육청의 교복 입찰정보를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과 연계해 감시하고 있다. 담합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직권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민생경제의 안정을 위협하고 가계 부담을 키우는 교복 담합에 엄중히 대응하겠다”며 “관계기관·업계와 협력해 교복 담합 사전 예방과 감시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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