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發 에너지 충격, 물가ㆍ금리 압박
세계 공공부채, 2030년 GDP 100% 넘을 전망
개도국, 올해 대외채무 4000억달러 상환 부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1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개막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쇼크, 상승하는 금리, 높은 공공부채 부담 등 세계경제가 ‘삼중고’에 허덕이는 가운데 의미 있는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IMFㆍ세계은행 연차총회는 18일까지 일주일간 방콕에서 개최된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 총재, 재무장관, 기업 경영진, 시민 사회 대표, 학계 인사 등 1만8000명이 참가 등록을 했다.
2월 28일 시작돼 8개월째에 접어든 이란 전쟁과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타격은 이번 연차총회의 주요 의제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로이터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를 차단했을 당시 세계 경제성장률이 우려했던 것보다 잘 버텼지만 다시 압박이 커지고 있다”면서 “치솟는 경유(디젤)와 비료 가격, 전문가들이 폭염 관련 사망자를 45만 명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고 보는 임박한 ‘슈퍼’ 엘니뇨 현상 등이 한꺼번에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주요 7개국(G7)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비상 비축분에서 경유와 원유 1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의회 장악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름값이 내려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석유 저장분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시장은 더 취약해지고 가격 상승 압력도 커졌다는 평가다. 방가 총재는 “현재로서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지 않고 있지만,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차입 비용이 커지는 것도 각국의 재정 부담을 키웠다. 특히 신흥국과 저소득국은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 유출과 고금리 차환 부담까지 겹쳐 취약성이 커졌다.
정책 당국자들이 안고 있는 또 다른 큰 골칫거리는 성장의 발목을 잡고 물가 상승 압력을 더하는 공공부채 부담 확대다. IMF는 공공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하면서 2030년 이전에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신흥국과 저소득국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특히 취약하다. 미국 금리 상승을 좇는 자본 유출, 엘니뇨, 미국 등 부유국에서 부정적 공급 충격을 완화해 온 AI 분야에 대한 투자 부족 등이 그 요인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올해 대외 채권자에게 총 4000억달러(약 534조원)를 상환해야 하며 이미 이자 상환에만 평균적으로 세입의 10%를 넘는 금액을 쓰고 있다.
세계은행은 중동전쟁발 에너지ㆍ물가 충격을 겪는 30~40개국과 긴급 지원 논의에 나섰다. 방가 총재는 “초기 위기 대응 자금 250억달러와 기존 승인 사업에서 전용할 수 있는 350억달러 등 우선 500억~600억달러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상황이 악화하면 지원 규모를 코로나19 때의 700억달러를 넘어 최대 1000억달러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연차총회에 불참한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참석해 16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공개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