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사업 내년 말 마무리 수순
주택·건축 부문 매출 39.6% 감소

현대엔지니어링이 주택사업 신규 수주를 중단한 지 1년이 넘도록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존 주택 현장들도 잇따라 준공을 앞두면서 사실상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우정 대표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주택사업보다 에너지 인프라와 산업건축 등 비주택 분야에 무게를 두고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해 왔고 이 과정에서 주택사업 철수설이 불거진 바 있다.
15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실적은 전무하다. 지난해에도 단 한 건의 수주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서 2년째 수주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만 해도 도시정비에서 1조5794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 서광아파트 리모델링(1992억원) △사당5구역 재건축(2343억원) △안산 고잔연립2구역 재건축(3588억원) △방화3구역 재건축(3460억원) △전농9구역 공공재개발(4411억원) 등 총 5개 사업지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초 사고가 잇따르면서 4월 주택·인프라 부문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했다. 당시 주 대표는 안전·품질 경쟁력 확보와 내부 체질 개선 이후 수주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토목 부문 수주 활동을 재개하고 에너지 플랜트와 데이터센터 등 비주택 분야에서도 신규 사업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주택사업 쪽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상태다.
올해 주요 건설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 시장에서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여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현대건설(10조1180억원)은 벌써 10조원대 실적을 냈고 삼성물산(7조3370억원)과 GS건설(5조5477억원), 대우건설(4조3530억원), 롯데건설(4조110억원)등이 수조 원대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수주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사업들은 차례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첨단3지구 A1BL 공동주택 신축공사 △광주 중외공원 공동주택 신축공사 △힐스테이트 오송역퍼스트 등은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광주 곤지암역세권 공동주택 신축공사 △도마·변동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오산시 양산동 공동주택 신축사업 △포항 상생공원 공동주택 신축사업 등은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반기보고서에서 확인되는 주요 주택·주거 관련 현장 9곳의 올해 6월 말 계약 잔액은 총 1조1536억원이다. 이중 내년까지 준공이 예정된 현장의 계약 잔액은 1조26억3700만원으로 약 87%를 차지한다. 나머지 2028년 준공 예정인 주택사업장 1곳의 계약잔액은 1510억1300만원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는 매출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건축·주택 부문 매출은 2조18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6149억원)보다 39.6% 감소했다. 반면 플랜트·인프라 부문 매출은 2조351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618억원) 대비 8.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에 지난해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건축·주택 부문은 올해 플랜트·인프라 부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상반기 플랜트·인프라 부문 매출 비중은 45.1%로 건축·주택 부문(42.0%)을 3.1%포인트(p) 앞질렀다.
건축사업 부문 안에서도 주택·도시정비보다 데이터센터 등 비주거 시설이 핵심이 되는 분위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인천 원창동 데이터센터 신축사업(약 8700억원)과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 신축사업(약 8700억원)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주택사업의 신규 수주 공백 속 산업건축 분야에서 새로운 일감 확보에 나선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주택사업 신규 수주는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며 “안전관리 강화와 사업 경쟁력 차별화 등 내부적인 재정비를 충분히 거친 뒤 신규 수주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재개에 앞서 내부 체계를 정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