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의 차세대 간판 이현지(용인대)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던 이현지는 불과 8일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4위 이현지는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세계 3위 로만 디코(프랑스)를 한판으로 꺾고 우승했다.
결승 상대 디코는 2020 도쿄올림픽과 2024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강자다. 이현지는 경기 초반 디코의 공격에 고전하며 지도 1개를 받았지만 경기 종료 1분 44초를 남기고 오른쪽 다리대돌리기로 상대를 넘어뜨려 절반을 따냈다. 이어 곧바로 곁누르기로 연결해 한판승을 완성했다.
이현지는 이번 대회에서 치른 5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장식했다. 첫 경기에서는 모이라 모리요(도미니카공화국)를 시작 5초 만에 제압했고, 2회전에서도 카렌 레온(베네수엘라)을 9초 만에 꺾었다.
8강에서는 세계 6위 아시아 타바노(이탈리아)를 한판으로 제압했고, 준결승에서는 세계 1위 라즈 헤르슈코(이스라엘)마저 경기 시작 46초 만에 한판승으로 돌려세우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우승은 이현지가 아시안게임에서 겪은 패배를 딛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현지는 2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뉴신란(중국)에게 밭다리걸기 한판패를 당했다. 당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금메달을 놓친 이현지는 경기 직후 눈물을 흘리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별다른 휴식 없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현지는 세계랭킹 1위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차례로 꺾고 첫 성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냈다.
이현지는 우승 후 IJF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 오늘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디코와는 처음 맞붙어 경기 전 많이 긴장했지만 내 능력을 믿고 내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금메달을 한국에 가져갈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2007년생인 이현지는 2023년 세계유소년선수권, 2024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성인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연령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모두 확보했다.
지난해 성인 세계선수권에서는 대표팀 선배 김하윤(안산시청)에게 8강에서 패한 뒤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하윤은 당시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올해 이현지가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유도는 여자 최중량급에서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우승자를 배출했다.
이현지의 금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이 개인전에서 획득한 유일한 메달이다. 같은 날 남자 100㎏ 이상급에 출전한 김민종(양평군청)은 첫 경기에서 나카노 간타(일본)에게 한판패해 탈락했다.




